지난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마을 부차에서 러시아군에 의해 학살된 뒤 매장된 민간인 시신 발굴 작업이 이뤄지는 모습. /AP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철수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지역에서 민간인 시신 900구 이상이 발견됐다.

15일(현지 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안드리이 네비토우 키이우 주 경찰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한 지역에서 900구가 넘는 민간인 시신이 발견됐다”며 “시신의 95%가 총상으로 숨졌고 거리에 버려지거나 가매장됐다”고 밝혔다.

이어 “결과적으로 우리는 러시아의 점령 기간 민간인이 거리에서 즉결 처형됐음을 확인했다”며 “매일 더 많은 시신이 건물 잔해와 집단 매장지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했다. 또 “현재까지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곳은 부차로, 350구 이상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이달 초 러시아군이 키이우 외곽 지역에서 퇴각한 뒤 호스토멜, 이르핀 등에서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러시아군의 고문, 성폭행, 살해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부차에서는 민간인 집단학살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나온다. 실제로 시신 중 일부는 손이 뒤로 묶인 채 뒤통수에 총격을 받은 상태로 사망했고, 50여구의 시신이 한꺼번에 묻힌 집단 매장지도 확인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행위를 겨냥해 ‘집단학살’(genocide)을 거론했고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지난달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전쟁범죄 조사를 시작했다. ICC 측은 최근 법의학팀을 꾸려 부차를 방문해 교회 부지에 집단 매장된 시신을 직접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