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가 터진 러시아 군용 차량을 우크라이나 병사가 포획하고 있다./데일리메일 캡처
러시아 군용 트럭과 장갑차가 우크라이나에서 맥을 못 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언론은 부패한 러시아 장교들이 값싼 중국산 타이어를 사들였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트위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고전을 겪는 이유로 값싼 중국산 타이어가 지목됐다.

1일(현지시간) 뉴질랜드타임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군용 트럭과 장갑차가 우크라이나의 진흙탕 길에서 맥을 못 추는 등 열세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부패한 러시아 장교들이 값싼 중국산 타이어를 사들였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군용 차량에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품질이 좋지 않은 중국산 타이어가 주로 사용됐다. 이 때문에 러시아 군용 차량이 진흙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등 험난한 우크라이나 땅에서 전력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지난 2월 초 우크라이나 접경 도시 로스토프 인근에서 군사훈련을 하던 탱크 여러 대가 진흙탕에 빠져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탱크는 러시아군의 것으로 추정된다./Liveuamap 트위터

익명의 소식통은 뉴질랜드타임스를 통해 “러시아 장교들의 부패는 악명높다”며 “러시아의 국방 예산은 1년에 600억 파운드(약 95조4000억원)이지만 이중 많은 부분이 부패한 러시아 고위 군 관리들에 의해 빼돌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장갑차에 ‘비싼 타이어’를 장착하라는 명령을 따르지 않았고 이 때문에 장갑차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칭 ‘타이어 전문가’라고 밝힌 시카고대학의 칼 무스 교수에 따르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군용 차량에는 프랑스 타이어 전문업체 미쉐린의 제품 ‘미쉐린 XZL’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러시아군 차량에는 미쉐린 XZL을 모방한 중국 제품인 ‘황해 YS20′이 사용되고 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에서 미쉐린 XZL 타이어의 50개 세트 가격은 약 3만 6000달러(약 46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반면 러시아군 차량에 사용된 중국 제품인 ‘황해 YS20′은 50개 세트에 1만 400달러(약 130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데일리메일은 “중국 기업들은 값싼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고자 서방국가의 지적 재산을 모방한 모조품을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며 “러시아군이 차량에 대한 유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도 전력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전쟁 내내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버려진 러시아 군용 차량을 볼 수 있었다. 이는 러시아군이 차량의 유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탱크 1000대 이상, 항공기 약 200대, 장갑차 2500대를 파괴했다”며 “러시아군은 전승 기념일 행사에 동원할 군사 장비도 축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