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부실한 구급상자와 약한 헬멧./트위터

소셜미디어 상에서 러시아군의 약한 헬멧과 부실한 구급상자 등 조악한 장비에 대한 게시글이 확산하고 있다.

1일(현지 시각) 더선, 데일리비스트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중인 러시아 병사들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에는 우크라이나군의 것보다 확연히 부실한 러시아군의 구급상자 모습이 담겼다.

러시아군의 구급상자(위)와 우크라이나군의 구급상자./트위터

우크라이나 병사의 구급상자에는 가위와 기도 삽관 튜브 등이 각각 포장된 채 들어있다. 반면 러시아 병사의 구급상자에는 지혈대와 사용설명서 정도만 들어있다. 러시아 병사로 추정되는 네티즌은 해당 사진과 함께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쇼이구(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가 우리에게 가져온 것이 바로 이것이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러시아군의 구급상자가 과거 소련군이 사용하던 재고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비영리 조사 단체인 분쟁 정보팀(CIT)은 “러시아엔 소련 시절 구급상자 재고가 있기 때문에 살 필요가 없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트위터

러시아 병사들의 헬멧에 관련된 영상들도 소셜미디어에 확산했다.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한 한 캐나다인이 게시한 영상을 보면 러시아군의 헬멧을 발로 밟자 쉽게 우지끈 부서진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우크라이나 병사 2명이 주운 러시아군 헬멧의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영상 속 헬멧의 덮개를 벗기자 총알 또는 포탄의 파편 등에 찢긴 자국이 보인다.

이에 대해 더선은 “러시아는 지난해 524억 파운드(약 82조 8800억원)로 세계 5위의 국방 예산에도 불구하고 자국 군인들의 복지를 우선시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전직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러시아 국장 제프리 에드먼즈는 데일리비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은 군대에 많은 돈을 투자하지만 구급상자에는 큰돈을 들이지 않았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러시아가 자국 군인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러시아군의 사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실제로 개전 이후 일부 러시아군은 무기와 장비를 버리고 도망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만약 러시아 병사였다면 (구급상자를 보고) ‘이 전쟁에서 내 안위는 정말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구나’라고 생각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