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틸라의 리드 싱어 타라스 토폴리아. 전쟁이 터지자 입대한 그는 전장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 에드 시런 유튜브 캡쳐

영국의 세계적인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31)과 우크라이나 인기 록밴드 ‘안티틸라’가 함께 부른 노래 ‘2step’ 리믹스 버전이 2일(현지 시각) 공개됐다.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에는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화제를 모았다. 러시아가 조국을 침공하자 기타를 내려놓고 전장에 뛰어든 안티틸라의 리드 싱어 타라스 토폴리아(34)가 군복을 입고 군용 차량에 기대 자신의 파트를 우크라이나어로 불렀다.

5인조 밴드인 안티틸라는 전쟁이 터지자 가수 활동을 전격 중단하고 입대해 총을 잡았다. 영국 BBC는 “의무병으로 최전선에서 복무 중인 토폴리아는 러시아의 집중 포격이 쏟아진 키이우 인근 마을에서 이 노래의 가사를 썼다”며 “침공 첫날 키이우에서 가족을 피신시키며 생이별을 해야 했던 경험을 가사에 녹였다”고 전했다. 멤버들의 도움을 받아 녹음은 키이우 근처 호스토멜의 한 스튜디오에서 30분 동안 진행했다.

문제는 뮤직비디오 촬영이었다. 제2 도시인 하르키우로 이동한 그는 자신의 촬영분을 길에서 찍었다. 그는 “부대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10분쯤 잠시 길에 멈춰 섰을 때 고프로를 들고 급하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뮤직비디오 전반부에는 우크라이나의 소년 댄서 올렉시 소콜로프가 춤을 추는 모습이 나온다. 극장에서 공연하던 그는 장면이 바뀌어 파괴된 건물의 잔해에서 춤을 이어간다. 마리우폴에 살았던 소콜로프는 이 장면을 찍기 위해 키이우로 왔다고 한다. 아내와 세 자녀를 미국으로 떠나보낸 토폴리아는 “우리의 조국에서 더 이상 어린이들이 마음껏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뛰어놀 수 없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영국의 팝스타 에드 시런. / 워너뮤직코리아

지난달 영국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자선 콘서트에 원격으로 나와 노래를 부르려 했던 안티틸라는 현역 군인 신분이라 주최 측으로부터 출연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자 자선 콘서트에 참가한 시런이 이 소식을 접하고 안티틸라에 함께 노래를 하자고 제안했다.

브릿팝 부흥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시런은 ‘셰이프 오브 유(Shape of you)’ ‘배드 해비츠(Bad Habits)’ 등의 히트곡을 낸 수퍼스타다. 시런은 “이 노래로 얻은 모든 수익은 우크라이나 난민 어린이를 돕는 자선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