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탈수 증상을 겪어 부상당한 새를 치료하는 모습. /AFP 연합뉴스

최근 인도와 파키스탄이 연일 펄펄 끓는 기록적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여름이 오기 전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최고기온이 섭씨 50도를 넘어섰고, 하늘을 날던 새들이 탈수 현상으로 추락해 죽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19일(현지 시각) 외신에 따르면 최근 인도와 파키스탄은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인도 북부 대도시 델리는 지난 15, 16일 이틀간 최고기온 49도를 기록하며 종전 최고였던 45.6도(1941년 4월 29일)를 가볍게 넘어섰다. 파키스탄 역시 마찬가지로, 같은 날 신드주(州) 자코바다드는 51도까지 올라갔다.

영국 기상청은 전날 인도·파키스탄 폭염 관련 분석 결과를 공개하고 폭염 가능성이 100배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두 나라에 폭염이 찾아올 가능성이 2010년 4~5월 기준 312년에 한 번꼴이었지만, 최근 겪는 이상고온 탓에 그 확률이 3.1년마다 한 번 정도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2010년 4~5월로 비교 기준을 정한 이유는 해당 지역에서 1900년 이후 평균 최고기온을 기록한 시기라서다.

인도 한 철도역 근로자가 물을 마시는 모습. /AFP 연합뉴스

연구진들은 “원래 이곳에서 한동안 이어지는 더위는 항상 6월에 오는 몬순(우기) 전 기후 특징이었다”며 “이렇게 잦은 폭염은 그동안 없었다. 인공적인 기원이라는 것을 암시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인도 기상청도 “폭염의 배경은 강수량 부족 때문이며 근본적으로 보면 지구온난화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폭염 사태로 인해 현지 주민들은 일상생활에서의 타격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는 하늘을 날던 새가 탈수 증상에 지쳐 다치거나 죽는 일도 빈번해지고 있다. 인도 비영리단체 ‘지브다야 자선신탁’이 운영하는 한 동물병원은 한 달간 약 2000마리의 새를 구해 치료했다. 다른 동물보호단체 ‘와일드라이프 SOS’도 델리에서 최소 250마리를 구조했다.

멸종위기종인 이집트대머리수리를 포함해 솔개, 검은 뻐꾸기, 원숭이 올빼미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병원은 새들에게 충분한 수분과 종합 비타민을 투여해 치료 중이다. 목을 축이고 건강이 회복된 새들은 다시 자연으로 보내진다. 부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일부 시민은 창틀이나 발코니에 새들을 위한 물그릇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