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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집단 성폭행을 연상시키는 남성용 보디 스프레이 광고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7일(현지 시각) CNN 등에 따르면 인도의 남성용 스프레이 ‘레이어샷’의 TV광고가 “대중매체를 통해 송출되기에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지난 4일 광고 중단 결정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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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광고에는 남성 4명과 여성 1명이 나온다. 광고 영상을 보면 여성이 가게 진열대 앞에서 물건을 살피는 가운데 남성들은 여성의 뒤에 나란히 서서 그녀를 바라본다. 이어 한 남성이 “우리는 4명이고 여기엔 하나밖에 없어”라고 말하자 다른 남성이 “그래서 누가 할래?(So who will take the Shot?)”라고 말한다. 대화를 들은 여성은 놀란 표정으로 돌아서서 이들을 쳐다본다.

그러나 남성들의 시선이 향하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보디 스프레이. 여성이 아닌 하나 남은 보디 스프레이를 두고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 밝혀진다. 이에 여성은 민망한 듯 웃어 보이고 한 남성이 스프레이를 들고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설명하는 것으로 광고가 마무리된다.

해당 광고가 송출된 후 소셜미디어상에서 네티즌들은 “성범죄를 연상케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런 광고를 만든 게 분명하다” “보기가 너무 불편하다” “이 끔찍한 아이디어가 광고가 되기까지 왜 아무도 막지 않았는가” 등 광고에 대한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결국 해당 광고는 송출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방영 중지됐다. 정보방송부는 해당 광고가 “언론윤리 강령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TV 방영 중단뿐만 아니라 트위터와 유튜브 등에서의 광고 영상 삭제를 요청했다.

논란에 대해 광고주 측은 “누군가의 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여성을 화나게 할 의도는 없었다”며 “잘못된 문화를 조장할 의도 또한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명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해당 광고가 지난주 인도 텔랑가나주 하이데라바드에서 남성 5명이 17세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난 지 불과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유명인들 또한 나서서 광고를 비판했다. 영화 마사안 등에 출연한 배우 리차 차다는 트위터를 통해 “기획자, 작가, 제작사, 배우, 의뢰 회사 모두 성범죄를 농담이라 생각하는 거냐”고 말했다. 유명 배우 프리앙카 초프라는 “부끄럽고 역겹다. 누가 이 광고의 송출을 허락한 것인가”라고 했다.

유엔 여성친선대사로 활동하는 영화감독 겸 작가 파르한 악타르 또한 트위터를 통해 “성범죄를 조롱하는 광고를 기획하고 승인하는 모든 과정에 얼마나 천박하고 비뚤어진 마음이 있었나”라고 비판했다. 스와티 말리왈 델리여성위원회 위원장은 인도 정보방송부에 “해당 광고는 여성에 대한 성폭력과 성범죄적 사고방식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