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 베서스다에서 매물로 나온 주택./조선DB

미국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2008년 이후 최고치로 뛰어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모기지 금융 대기업 프레디 맥은 이날

미국의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가 5.78%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모기지 평균 금리(5.23%)에서 한 주 만에 55bp(0.55%, 1bp=0.01%포인트)나 급등한 수치인데, 이는 1987년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률이며 지난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미국의 모기지 이자율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의 움직임과 밀접하게 연결돼있는데, 국채 금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번주 미국의 국채 10년물 금리는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기지금융인협회의 마이크 프라탄토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연준이 부동산 시장에 심각한 파괴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주택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떨어졌고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둔화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미 지난 4월 미국 내 주택 매매는 2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구매자는 많고 판매자는 적은 상황에서 주택 가격은 계속 상승해 왔다.

부담은 고스란히 주택 소유자들에게 넘어갔다. 미 부동산 전문 사이트에 따르면 5월 주택 구매자는 중간 가격의 미국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2021년 5월보다 한 달에 약 740달러(약 96만원)를 더 지불해야 한다.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주택 가격 조정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주택 시장의 상황은 매우 복잡하다”면서 “만약 집을 살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약간의 재조정(a bit of a reset)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연준이 금리를 올려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금리가 상승하는 지금의 상황이 진정되기까지 변수가 많음을 시사한 것이다.

한편 한국의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를 넘어섰다. 글로벌 금융 위기 상황이던 2009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주담대 고정금리는 지난 3월 말 연 6%대로 올라섰는데 불과 두 달 반 만에 7%대를 뚫었다. 국내외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되면서 연내 8%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