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위해 NBA 챔피언 반지를 경매에 내놓은 슬라바 메드베덴코. /ESPN 트위터

미국프로농구(NBA) LA레이커스 출신인 슬라바 메드베덴코가 자신의 조국 우크라이나를 위해 NBA 챔피언 반지 두 개를 경매에 내놨다.

24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메드베덴코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NBA 챔피언 반지를 팔기로 결정했다. 메드베덴코는 2001년, 2002년 레이커스에서 코비 브라이언트, 샤킬 오닐과 함께 팀을 이뤄 파워포워드로 뛰었다.

스포츠용품 경매업체 SCP 옥션은 반지 2개의 최종 낙찰금액을 메드베덴코의 ‘플라이 하이’ 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 재단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역 학교의 스포츠 인프라를 복원하고, 스포츠 동호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매는 오는 27일부터 내달 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SCP 옥션 측은 이번 경매의 최종 낙찰가가 최소 10만 달러(약 1억3000만원) 이상일 것으로 전망했다.

메드베덴코는 키이우 인근 건물 옥상에서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러시아군의 로켓을 본 뒤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그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금고 안에만 둘 거라면 이 반지가 왜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어 그런 결정을 내렸다”며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메드베덴코는 “그 후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리더십을 보이고, 우크라이나 사람들과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반지를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며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전쟁, 로켓, 경보 등에서 오는 압박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100곳 이상의 학교를 폭격했다. 이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하다”면서 “체육관은 복원 과정에 있어서 가장 마지막 순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는 겨울이 있고, 아이들은 뒷마당이 아닌 실내에서 놀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