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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 저녁 11시43분 대만에 도착, 1박 2일간의 방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것은 1997년 이후 25년만의 일로, 펠로시 의장은 차이잉원 총통, 대만 여야 지도부, 중국 천안문 시위에 가담했던 반 체제 인사 등을 만날 예정입니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 도착 직후 성명을 발표하고 “미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대만의 활기찬 민주주의를 지원하려는 확고한 약속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의 선택에 직면해 있는 이때, 대만-미국의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중국에 대해 “중국 공산당의 압제에 직면해, 미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대만이 자신과 자유를 지키도록 미국이 지지한다’는 명백한 성명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면서 “중국 공산당이 대만과 민주주의를 계속 위협하도록 좌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대만은 펠로시 의장의 방문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쑤전창 대만 행정원장(총리 격)은 2일 기자회견에서 “펠로시 의장은 오랫동안 자유, 민주, 인권을 중시해왔다. 대만에 대한 그의 우호와 지지에 감사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대만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타이베이101′에는 ‘TW♡US(대만♡미국)’, ‘감사합니다 민주주의 친구’, ‘대만을 향한 확고한 지지’ 등의 메시지가 중국어로 흘러나왔습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스스로 불에 타죽을 것”,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이뤄질 경우,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주권과 안보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경고했던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직 후 CCTV(중국중앙TV)를 통해 공개 성명을 내고 “반드시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해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함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어 “(대만 방문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후과는 반드시 미국과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이 책임져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펠로시 의장을 향해서는 “중국의 강력한 반대와 엄정한 교섭을 무릅쓰고 대만을 방문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연합 공보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대만 해협의 평화 안정을 파괴하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게 심각한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고 항의했습니다.
앞서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무력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2일부터 남중국해와 보하이해, 3일부터는 동중국해에서 실탄 사격을 포함한 군사훈련에 돌입했습니다. 펠로시 의장이 탄 미 공군기가 대만 비행정보구역에 진입하자 중국은 SU-35 전투기를 대만해협으로 발진시켰습니다. 미국도 남중국해에 머물던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등 최소 4척의 군함을 대만 동부 해역에 배치했습니다. 일본 NHK방송은 2일, ‘펠로시 의장이 탄 비행기의 경호를 위해 미군 전투기 8대와 공중급유기 5대가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를 이륙해 대만 쪽으로 남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대표적인 ‘대중(對中) 강경파’ 의원입니다. 1987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하원의원으로 정치에 입문, 1991년(천안문 사태 2년 후)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다른 의원 두 명과 기습적으로 천안문 광장을 찾아 중국어와 영어로 ‘중국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에게’라고 적은 플래카드를 펼치고 추모 성명을 낭독하다가 공안 구금됐습니다. 이후에도 티베트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교류하고, 2017년 홍콩에서 민주화 시위가 처음 열렸을 때부터 민주화 운동가들을 지지했습니다. 또 올해 2월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땐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는 외교 보이콧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대만 방문 역시 이러한 대중 행보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8월 3일 한국을 방문, 4일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담할 예정입니다. 미국과 중국, 양국 모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우리나라도 ‘외교적 선택’을 강요받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칩4동맹’, ‘사드 3불(不) 요구’ 등 현안들도 산재해 있죠. 정부의 정교하고 현명한 외교전략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 펠로시, 대만 1박2일 방문... 中 “필요한 일체의 조치 취할 것”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2일 저녁 11시43분 대만에 도착, 1박2일간의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미국 의전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1997년 4월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 이후 2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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