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왼쪽부터) 전 유엔 사무총장이 16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다. 이날 만남에는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도 함께 했다. /EPA 연합뉴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6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연대를 다짐했다. AP통신은 이날 “반 전 총장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도시 부차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이곳은 최근 러시아 점령에서 수복된 지역으로 러시아 점령 기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민간인 시신 458구가 무더기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 중 12명은 어린이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부차 학살 현장을 둘러본 뒤 “참으로 참혹한 상황”이라며 “(러시아의 공격은) 반인도적 범죄이며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세계 평화와 인권을 위해 설립된 국제 원로그룹 ‘디 엘더스’ 활동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이 함께했다. 산토스 전 대통령은 “무슨 일이 (우크라이나에) 일어나고 있는지 전 세계가 알아야 하며, 평화와 자유를 되찾기 위한 우크라이나인들의 노력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또 키이우로 이동,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를 향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연대를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면담 후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우리나라 국민에 대한 진심에 감사한다”면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디 엘더스는 2007년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세계 평화와 인권을 위해 설립한 국제 원로그룹이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등이 주요 멤버다. 반 전 총장은 이 단체에서 부의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