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알렉세이 코발레프 전 우크라이나 의원. /트위터

우크라이나 의원이었다가 전쟁 발발 후 친(親)러시아파로 전향했던 한 고위 관리가 총에 맞아 피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현지 시각) AFP통신과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수사 당국은 전날 텔레그램을 통해 “헤르손 지역의 군민 합동정부 부수장인 알렉세이 코발레프(33)가 자택에서 총탄에 맞아 숨졌다”고 밝혔다. 코발레프의 사망 시점은 지난 28일이며 그와 함께 살던 여성도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헤르손은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한 달도 채 안 돼 점령에 성공한 곳이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탈환 작전을 시작하면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측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헤르손 인근 마을을 되찾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코발레프는 2019년 이 지역에서 의원으로 선출돼 의회에서 활동했던 인물이다. 그는 전쟁 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지지해왔지만, 올해 3월 러시아군이 헤르손을 점령해오자 그들에게 가담해 고위 관리로 임명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을 국경까지 추격할 것이라 말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친러로 전향했거나 러시아군에 의해 공직에 임명된 관료들이 위협당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남부 탈환에 집중하면서 러시아에 협력한 ‘이적행위자’를 제거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코발레프 역시 이미 지난 6월 한 차례 암살 위기에 처한 바 있다.

지난 3일 독극물 테러를 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블라디미르 살도 헤르손 시장은 혼수상태에 빠져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살도 시장은 집에서 요리사가 해준 음식을 먹은 뒤 정신이 몽롱해지고 손가락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을 겪었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져 인공호흡기를 단 채 치료 중이다.

그 역시 러시아가 지명해 헤르손 시장 자리에 앉은 인물이다. 살도 시장은 이전부터 노골적인 친러 성향을 보여 왔으며, 헤르손 학교에 러시아 전용 교육과정을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