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인프라 기업 아다니 그룹의 가우탐 아다니 회장이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 3대 부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9일(현지 시각) 미국 블룸버그가 집계해 발표한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아다니 회장은 순자산 1374억 달러(약 184조9400억원)로 세계 부자 서열 3위를 기록했다. 1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2위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다.
아다니 회장은 이미 지난달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잡고 4위에 오른 바 있으며, 이번에는 기존 3위였던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창업주까지 밀어냈다. 블룸버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도 밖에서는 그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 인도 거물은 이제 세계 3대 부호가 됐다”고 전했다.
아다니 회장의 자산은 올해만 무려 609억 달러(약 81조9700억원) 불어나 10위권 부자들 가운데 증가액이 가장 많았다. 물가상승과 경기침체 우려로 주식 시장이 폭락하면서 세계 억만장자들의 자산이 절반가량 줄어든 사례가 잇따랐지만, 아다니 회장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도 정부 개발 정책 관련 호재로 반사이익을 누린 덕에 재산을 꾸준히 늘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다니 회장이 이끄는 아다니 그룹은 항만·공항 운영 등부터 석탄·가스 등 자원개발 및 유통 분야까지 아우르는 인프라 대기업이다. 그가 운영하는 각 공항의 이용객 수가 인도 항공 교통 전체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할 정도다. 최근에는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생산 관련 투자 계획을 밝히며 친환경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60세인 아다니 회장은 대학 중퇴 후 뭄바이에서 다이아몬드 거래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88년 현재 그룹 주력 회사인 아다니 엔터프라이스를 설립해 무역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1995년 고향인 구자르트주에서 민간 항구 운영권을 획득한 뒤 인도 재벌로 성장해왔다.
다만 급격한 성장에 따른 우려의 시선도 많다. 아다니 그룹이 기업들을 무더기 인수하는 과정에서 주로 부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탓에, 최악의 경우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주주 구조가 불투명하고 소속 기업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