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각) 오후 공군 특별기에서 내려 런던 시내로 향하는 여왕의 운구차를 길가에 늘어선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유해를 실은 관이 13일(현지 시각) 오후 8시 10분경 그가 생의 마지막 순간을 보낸 스코틀랜드 땅을 떠나 자신이 평생을 보낸 런던 버킹엄 궁에 도착했다. .

여왕의 관은 이날 C-17 글로브마스터 수송기로 교체된 공군 특별기 편에 실려 오후 7시께 런던 인근 군 공항에 도착했다. 여왕이 서거한 스코틀랜드 밸모럴 성에서부터 약 사흘간의 여정을 함께한 앤 공주가 지켜보는 가운데, 여왕의 관은 비행장에 대기 중이던 운구차로 바로 옮겨졌다. 앤 공주는 별도의 성명을 통해 “어머니의 마지막 여정에 함께 할 수 있는 영광과 특권을 누렸다”며 “이 여정에서 많은 이들의 사랑과 존경을 목격하면서 숙연함과 함께 희망을 느꼈다”고 말했다.

운구차는 곧이어 런던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약 22km 떨어진 버킹엄 궁으로 향했다. 오후 8시경 가랑비가 흩뿌리는 와중에 운구차가 런던 시내로 들어서자 길가에 늘어선 시민들이 손뼉과 환호로 경의를 표했다. 버킹엄 궁 앞에서는 여왕의 유해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던 수천명의 군중들이 몰려들어 일제히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렸다. 일부는 “만세(Hurrah)”를 외치기도 했다.

여왕의 관은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 등 왕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왕실 근위 의장대의 사열을 받고, 버킹엄 궁 내 보우 룸(Bow room)으로 옮겨졌다. 여왕의 관은 왕실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14일 오후 2시22분 영국 의회 건물(웨스트민스터 궁)과 맞붙어 있는 웨스트민스터 홀로 옮겨진다.

런던 중심부를 관통해 약 2km를 이동하는 운구 행렬에는 찰스 3세를 비롯한 왕실 가족들이 대거 참석한다. 여왕의 관은 기마 포병대의 호위를 받으며 포차(砲車)에 올려져 옮겨지고, 왕실 가족이 그 뒤를 따른다. 영국 정부는 이 운구 행렬을 보기 위해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