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비하르주에서 주민 9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추정되는 식인 호랑이가 사람들에게 잡혀 쓰러진 모습. /트위터

인도 북부 비하르주에서 주민 9명의 목숨을 앗아간 공포의 식인 호랑이가 5개월 만에 잡혀 사살됐다.

9일(현지 시각) 힌두스탄 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경찰은 전날 200여명을 투입한 대규모 작전을 펼친 끝에 문제의 식인 호랑이를 사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호랑이의 공격으로 주민이 사망한 첫 사건은 지난 5월이었다. 비하르주 참파란 지역 발미키 호랑이 보호구역 외곽에서 발생한 일로 희생자는 16살 소년이었다. 비극은 이후로도 계속됐다. 10대 어린아이는 물론 어른들까지 속수무책으로 당해 지난 6일까지 7명이 세상을 떠났다.

그동안 인근 마을 주민들은 저녁 외출을 삼가는 등 공포에 떨어야 했다. 그러나 현지 산림청은 최근까지 호랑이 사살 행위를 허가하지 않았다. 관련 사건들이 호랑이에 의한 것이라는 결정적 증거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주민들은 사살 허가 촉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당국은 지난 7일 호랑이를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호랑이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튿날 아침 또다시 사람을 공격했다. 가축 먹이를 구하려던 30대 여성과 그의 8살 아들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던 경찰은 산림청 공무원과 저격수 등 200여명을 투입하고 코끼리 2마리까지 동원한 대규모 작전을 시작했다. 이들은 6시간 동안 호랑이를 추적했고 사살에 성공했다. 첫 인명피해가 발생한 지 5개월 만이었다.

한 주민은 “우리는 호랑이를 쫓아내기 위해 밤마다 폭죽을 터뜨리고 횃불을 켜야 했다”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호랑이를 죽이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역시 “그동안 마을 전체가 잠들지 못하는 밤을 보냈다. 이제는 편안하게 잠잘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다만 현지 언론은 이번에 사살된 호랑이가 주민 9명을 살해한 호랑이가 맞는지는 증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희생된 주민들이 각각 다른 호랑이에게 공격당한 것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당국은 죽은 호랑이 사체를 야생 동물 연구소로 보내 부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도에는 2018년 기준 약 3000마리의 호랑이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호랑이 수의 70% 수준이다. 하지만 그만큼 호랑이로 인한 인명 피해도 큰데,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호랑이 공격에 사망한 사람은 225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