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피티 작가 뱅크시가 우크라이나 호스토멜의 한 건물 외벽에 그렸던 작품이 뜯겨졌다./로이터 연합뉴스

전쟁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의 도시에서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가 그린 벽화를 훔치려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4일(현지시각) 영국 BBC, 가디언 등 매체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수도 키이우 외곽도시 호스토멜의 손상된 한 건물 외벽에 그려진 그라피티를 뜯어 훔치려던 일당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이들이 훔치려던 작품은 뱅크시가 지난달 그린 벽화로, 노란색 벽에 방독면을 쓴 여성이 목욕 가운을 입은 채 소화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경찰이 공개한 현장 사진을 보면 그림이 그려졌던 노란 벽이 뜯겨 나간 모습이다.

이들은 그림이 있는 벽의 외장재와 석고보드를 도려내는 데는 성공했으나 곧 경찰에 발각돼 현장에서 체포됐다.

뱅크시가 우크라이나 호스토멜에 그린 벽화./로이터 연합뉴스

경찰은 이들로부터 훔친 그림을 회수했다. 올렉시 쿨레바 키이우 주지사는 다행히 작품은 손상되지 않았으며, 경찰이 현재 작품을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쿨레바 주지사는 “이 이미지들(뱅크시의 작품들)은 적에 대한 우리들의 투쟁을 상징한다”며 “거리 작품들을 승리의 상징으로써 보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건물 외벽에 그려진 뱅크시 벽화./AP 연합뉴스

뱅크시는 작품당 최대 수백만 달러를 호가하는 세계적인 작가로, 앞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침공 이후 파괴된 건물의 잔해 위에 벽화를 그려 전쟁에 지친 우크라이나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렇게 그린 작품은 이번에 도난을 당할 뻔한 이 벽화를 포함해 총 7점이다.

물구나무를 선 자세로 균형을 잡고 있는 체조선수를 그린 벽화, 노인이 목욕하고 있는 벽화, 몸집이 작은 아이가 덩치 큰 상대를 유도로 쓰러뜨리고 있는 벽화 등이 그의 작품으로 확인됐다.

한편 2019년 프랑스 파리에서도 한 일당이 뱅크시 벽화를 훔쳐 달아난 사건이 있었다. 이 작품은 추후 이탈리아에서 발견됐다. 이에 영국 등 일부 국가는 뱅크시 벽화가 손상되거나 파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플라스틱 시트로 덮어 보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