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5일 울산에서 검거된 뉴질랜드 '가방 속 아동 시신' 사건의 피의자 한국계 뉴질랜드 여성 A씨가 울산 중구 중부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뉴스1

‘가방 속 아동 시신’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한국계 뉴질랜드 여성이 현지에서도 여전히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한국 취재진이 혐의를 묻자 “안 했다”고 말했었다.

14일(현지 시각) 뉴질랜드헤럴드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클랜드 고등법원에서는 아이 2명을 살해한 뒤 가방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여성 A(42)씨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A씨는 법원에 출두하지 않았고, 크리스 윌킨슨 스미스 변호사가 대신해 그녀의 무죄를 주장했다. 이날 스미스 변호사는 A씨의 신원을 계속 비공개로 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대한 심리는 내년 2월 열린다.

앞서 지난 8월 11일 뉴질랜드 온라인 경매로 거래된 가방 안에서 부패한 어린이 시신 2구가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그 결과 시신으로 발견된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는 각각 2009년과 2012년 오클랜드에서 태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살해 용의자로 모친 A씨를 특정한 뒤 인터폴을 통해 한국 경찰에 소재 파악을 요청했다.

한국 경찰은 A씨의 출국 기록이 없다는 점을 확인, 지난 9월 15일 울산 시내 한 아파트에 은신하고 있던 A씨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A씨는 2018년 7월 한국에 입국한 뒤 체류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울산 중부서에서 대기하다 서울중앙지검에 인계되는 과정에서 혐의 인정 여부와 범행 이유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비교적 차분한 목소리로 3차례 “안 했다”고 답했다. 이후 A씨는 한국과 뉴질랜드 간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지난달 29일 뉴질랜드로 이송됐다.

A씨는 지난달 30일 마누카우 지방법원에 처음 출두했다. A씨는 통역사를 통해 판사에게 직접 진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변호사에 의해 제지됐다. 이날 재판은 5분만에 종료됐다. A씨에 대한 지방법원의 재판은 2024년 4월 29일 열릴 예정이다.

뉴질랜드는 4심제를 원칙으로 한다. 지방법원은 사실심리를 위주로 재판을 진행하며 고등법원은 쌍방 주장의 법적 원리를 분석해 유무죄를 가린다. 하위 법원 판결의 하자는 상소법원과 대법원에서 다투도록 되어있어 지방법원과 고등법원에서 한 사건을 두고 재판이 동시에 진행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