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발 두개 만으로 돌아다니는 여우. /유튜브

영국의 한 가정집 마당에서 앞발 두 개만으로 자유자재 움직이는 여우가 포착돼 눈길을 끌고 있다.

여우가 처음 등장한 건 지난달 17일 영국 더비셔주 일케스톤 마을에 위치한 필립과 제인 카터 부부 집 정원에서다. 들판 한 가운데 지어진 단독주택이라 종종 여러 야생동물이 나타나긴 했지만, 다리가 두 개뿐인 희귀한 여우는 이들 부부에게도 난생처음 보는 생명체였다.

여우를 발견한 아내 제인의 외침에 필립은 곧장 휴대전화를 들어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이렇게 카메라에 담긴 여우의 모습이 뒤늦게 공개됐고 지역 언론에 보도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카터는 “여우는 약 45분간 마당을 돌아다녔다. 우리가 먹이를 주려 하자 달아났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며 “달아날 때는 사람처럼 두 발로 똑바로 서서 뛰더라. 인간 아이가 달리는 것만큼 빨랐다. 처음에는 잘못 본 줄 알았는데, 환한 오후 3시여서 그럴 리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찍은 영상을 보면, 여우는 지금의 몸이 익숙한 듯 거침없이 마당을 활보한다. 완벽한 균형 유지 비결은 수시로 들썩이는 엉덩이와 이리저리 살랑이는 꼬리. 먹이를 찾는 듯 주둥이로 잔디를 파헤칠 때면, 마치 사람이 물구나무를 서듯 일자로 몸을 세웠다.

필립이 본 여우는 뒷다리가 있어야 할 부분에 그루터기 같은 작은 흔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같은 증언과 영상을 토대로 전문가들은, 여우가 애초 장애를 안고 태어났으며 그 선천적 장애에 잘 적응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만약 자동차 등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면 하반신 전체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