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몬터레이 파크의 댄스교습소 앞. 24일(현지시각) 주민들이 촛불을 들고 모여 추모 집회를 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의 소도시 몬터레이 파크에 위치한 댄스교습소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진지 사흘이 지났다. 이번 사건으로 11명이 숨진 가운데, 지역 주민들은 추모 집회를 여는 등 희생자를 애도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각) AP통신은 “마지막 춤, 캘리포니아 총격사건에서 숨진 사람들을 기억하며”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희생자들과 남겨진 가족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희생자 중 한 명인 마이마이 난(65)은 음력 설을 맞아 새롭게 한 해를 시작할 장소로 ‘스타 볼룸 댄스 스튜디오’를 선택했다. 이 댄스교습소는 아시아 출신 노인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었으며, 난 역시 10년 넘게 이곳을 즐겨 찾았다고 한다. 난의 유족들은 슬픔을 표현하면서도, 그가 숨을 거두기 전 좋아하던 취미를 즐길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난의 조카 폰다 콴은 “이모가 마지막 춤을 즐겼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게 조금은 위안이 된다”고 했다. 난과 친인척 관계에 있다고 밝힌 댈러스 WFAA 방송국 기자 티파니 리우도 “난은 조카들을 자신의 아이들처럼 사랑했다”며 “그가 보여줬던 친절은 이 세상이 필요로 하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랑스러운 이모이자 언니, 딸, 친구였다.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 존재였다”고 덧붙였다.

발렌티노 알베로(68)의 가족들은 성명을 내고 “그는 다정한 아버지였고, 헌신적인 아들이자 형제였으며, 세 손녀를 끔찍이 사랑한 할아버지, 조카들을 자식처럼 사랑했던 삼촌이었다”며 그를 추모했다. 알베로는 생전 사교춤을 좋아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을 사랑했고, 타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동시에 열정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눴다”며 “우리는 그가 마지막까지 마음껏 춤을 췄기를, 지금은 천국에서 춤을 추고 있기를 바란다”고 애도했다.

댄스교습소를 운영하던 밍 마(72)도 이번 사건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교습소에서 댄스 강사로 일했던 월터 칼데론은 “마는 항상 미소를 짓고 있던 멋진 남자였다”고 말했다. 그는 “마는 영어를 많이 쓰지는 않았지만 표정으로 많은 것을 전달했었다”며 “그는 모두에게 사랑받았던 특별한 사람이었다”고 했다.

한편 총격범의 신원은 중국계 남성 휴 캔 트랜(72)으로 밝혀졌다. 트랜은 지난 21일 오후 10시 22분쯤 댄스교습소에서 총기를 난사해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같은 날 몬터레이 파크에서 차로 40분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트랜의 범행 동기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며, 혐오범죄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트랜의 전과 기록과 정신 건강 기록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