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1월 4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올림픽팀 환영식에서 푸틴이 체조 메달리스트 알리나 카바예바와 이야기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31세 연하 연인으로 알려진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 알리나 카바예바(40)가 펜트하우스 등 호화 부동산을 대거 소유하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누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일(현지시각) 더타임스 등 외신이 러시아 반정부 웹사이트 ‘프로젝트’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카바예바는 소치에 소재한 대규모 펜트하우스를 보유하고 있다. 흑해가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방이 무려 20개나 되고 영화관·당구장·미술갤러리·바·사우나 등을 갖추고 있다. 그 가치는 이미 10여년 전 900만 파운드(약 143억5000만원) 이상으로 매겨진 바 있다.

카바예바의 친인척 명의로 등록된 부동산도 다수 파악됐다. 그의 할머니는 모스크바 인근 부촌에 위치한 3층 저택을 포함해 총 1000만 파운드(약 159억5000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갖고 있다.

한 소식통은 푸틴이 얼마 전 자신이 보유한 발다이호 인근 사저 옆에 대형 목조 저택을 건설할 것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카바예바와 자녀들을 위한 집이다. 해당 저택의 경우 ‘푸틴의 은행가’로 불리는 억만장자 유리 코발추크의 회사 명의로 올라가 있다.

발다이호 사저는 평소 푸틴이 매우 아끼는 것으로 알려진 공간이다. 최근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의 무인기 공격 등으로부터 보호한다며 대공 방어 시스템을 설치한 곳이다. 이 사저의 존재는 푸틴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 측이 2021년 밝혀냈으며, 임대·보수 과정에서 국가 기금이 사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카바예바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리듬체조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메달 14개를 따낸 스포츠 스타다. 2007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 집권 여당에 입당해 8년간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4년 의원직에서 물러난 후에는 친(親)러시아 성향의 미디어 그룹 임원으로 영입돼 약 1200만 달러(약 159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았다.

그가 푸틴의 연인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양측이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다. 둘 사이에 최소 3명의 자녀가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푸틴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자녀는 2013년 이혼한 전처와 얻은 두 딸 뿐이다. 지난해 6월에는 푸틴이 카바예바의 임신 소식에 분노하며 낙태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