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2’ 수송관의 천연가스 누출 사고로 지난해 9월 27일(현지 시각) 덴마크 보른홀름섬 인근 해상에서 지름 1㎞에 달하는 거대한 가스 거품이 솟아오르고 있다. 가스관을 운영하는 노르트스트림AG는 “전날 새벽부터 이날 저녁 사이에 발트해 해저를 지나는 수송관 3곳에서 가스 누출이 잇따라 발생했다”며 “언제 복구가 가능할지 예측조차 힘들다”고 밝혔다./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9월 발생한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건의 배후가 ‘친(親)우크라이나 단체’라는 정보를 미국과 독일 정보 기관이 입수해 조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 시각) “미국 정부가 최근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고에 친우크라이나 세력이 관련됐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정부도 최근 관련 증거를 확보해 미국 정부와 공유했다고 한다. 노르트스트림은 발트 해저를 통해 러시아와 독일 북부를 직결하는 천연가스관이다. 그러나 지난해 9월 26일 덴마크와 스웨덴 배타적경제수역(EEZ) 해저 구간에서 발생한 강력한 폭발로 총 4개의 가스관 중 3개가 파손돼 운영이 중단됐다.

일간 디자이트 등 독일 언론은 “사건 발생 이후 덴마크와 스웨덴, 독일 등 3국이 나서 폭발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에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들과 이들의 활동 흔적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독일 수사 당국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인 2명이 공동 소유한 폴란드 선적의 배가 폭발 사고 20일 전인 9월 6일 독일 북동부 로스토크항에서 출항했고, 이 배에서 폭발물의 화학적 흔적이 발견됐다. 배에는 위조 여권을 사용한 선원 6명이 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독일 정보 기관은 이들을 노르트스트림 폭발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보고 추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우크라이나 정부와 관련되어 있는지가 가장 큰 관심이다. NYT는 “우크라이나가 과거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건설에 강력 반대했고, 노르트스트림을 통한 가스 판매 대금이 러시아 정부의 전쟁 비용으로 쓰일 수 있는 만큼 폭발 사고의 배후가 우크라이나란 의심이 있다”고 전했다. 독일 언론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노르트스트림 폭발에 직접 관련됐을 경우 배상 및 복구 비용에 대한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고, 유럽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지원 여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독일은 신중한 입장이다. 미국 정부는 보고서에서 사건 배후를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세력’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총리실은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다”라며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도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우리는 가스관 폭발 사고에 절대 연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