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록적인 폭염이 덮친 아르헨티나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들이 수영복 차림으로 등교한 학생들에게 쉬는 시간 물을 뿌리며 더위를 식혀주고 있다./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최근 극심한 폭염이 덮친 아르헨티나에서 한 초등학교가 학생들이 수영복과 슬리퍼 차림으로 등교할 수 있는 특이한 조치를 내놓았다고 인포바에 등 중남미 매체가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중부 산타페주 로사리오시에 있는 프란시스코 구루차가 초등학교는 이달 기록적인 폭염과 전력 공급 불안정으로 인한 에어컨·선풍기 사용 제한에 이 같은 대안을 내놓았다. 당초 학교는 학생들의 등교를 중단하고 비대면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폭염과 동시에 각지에 정전 사태가 잇따르면서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할 수 없을 것이란 판단에 지난 주말 이처럼 결정했다고 한다.

1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라보카 지역 보도에서 어린이들이 더위를 식히려고 간이 플라스틱 수영장에서 놀고 있다./AP 연합뉴스
14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한 공원에서 한 여성이 벤치에 앉아 얼음 생수병으로 머리를 식히고 있다./AP 연합뉴스

이 초등학교는 수영복과 슬리퍼 차림으로 등교한 학생들에게 쉬는 시간 정원에서 시원한 물을 뿌리고 갈아입을 옷을 준비시키는 등 더위를 식혀줌과 동시에 이 같은 폭염이 왜 발생했는지 알려주는 이색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뿐 아닌 학부모도 이 같은 방식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한 학부모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빼먹지 않아도 돼 좋다”고 말했다. 로사리오시 교사 노조도 학생들의 등교가 안전하다는 전제하에 좋은 대안이라고 지지했다.

아르헨티나 중부 지역은 최근 2주 동안 예년보다 8~10도가량 높은 기온이 나타나고 있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지난 13일 기온이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등 1906년 기상 관측 이래로 3월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이 같은 폭염에 전기 소비가 치솟으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빚어졌다. 13일 오후 수도권 지역에선 12만 가구에 전기가 차단됐고, 부에노스아이레스 마탄사 지역에선 학교 30여 곳이 수도 및 전력 공급난으로 휴교했다.

아르헨티나 기상청은 14일 오후부터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떨어질 것으로 예보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