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민간군사기업 '바그너'(Wagner) 병사 제복에 와그너 그룹 로고가 박혀 있다. /TASS 연합뉴스

북한이 러시아 민간군사기업 ‘바그너’(Wagner) 그룹에 포탄 1만발을 제공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도쿄신문은 29일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이번 거래는 러시아 정부 의향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탄약 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과 재차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바그너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최근 “최전선 용병 부대에 탄약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았다”며 국방부와 군을 비판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포탄은 철도로 수송한다. 열차는 이달 말과 내달 초 사이 북한 국경 도시인 나선시 두만강역에서 출발하며, 이후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을 경유해 블라디보스토크로 간다. 신문은 이를 두고 “양국이 우호와 협력을 상징하는 경로를 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과거 김정은은 2019년 4월 이 경로를 따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었다.

미국이 북한의 무기 판매 증거 자료로 제시한 위성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북한이 바그너에 무기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북한이 바그너에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 등을 판매했다고 밝힌 적 있다. 북한은 “중상모략”이라며 강하게 부인했으나, 미국은 올해 1월 러시아와 북한에서 철도 차량을 찍은 두 장의 위성 사진을 증거로 공개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달 30일에도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20종 이상의 무기와 군수 물자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신문은 이번 거래가 커비 조정관이 언급한 계획의 일부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한편 유엔은 그간 여러 차례 대북 제재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