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오른쪽) 여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부인 유코 여사가 7일 서울 은평구 진관사를 방문해 차를 마시고 있다./대통령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국을 방문한 가운데, 기시다 총리의 방한 일정에 동행한 배우자 유코 여사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코 여사는 남편 지역구인 히로시마현에 기반을 둔 부동산 기업 집안 출신으로, 지역 명문인 히로시마 여학원 중·고교를 거쳐 도쿄(東京)여대를 졸업했다. 졸업 후에는 마쓰다에 입사해 비서직으로 근무하다가 이듬해인 1988년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결혼했다. 어린 시절부터 개인 교습을 받고 본인이 영어를 좋아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국제파’로 유명하다.

유코 여사는 1993년 중의원에 당선돼 도쿄에서 의정 활동을 하는 남편과 주말부부로 지내며 히로시마에서 세 아들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남편에게 도쿄에서의 일에 완전히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자신이 양육을 전담한 이유를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오른쪽) 여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가 지난 4월 17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마당인 사우스론에서 왕벚나무를 심고 있다./AFP 연합뉴스

유코 여사는 지역 행사나 선거 유세에 참여하는 등 가정 밖에서도 적극적으로 내조에 나서 “지역구 히로시마에선 총리보다 인기”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호감도가 높다. 재작년 10월 중의원 선거 때는 전국을 돌아다녀야 하는 남편을 대신해 아들들을 이끌고 미야자키(宮崎) 등 다른 지역 자민당 후보 지원 단독 유세를 다니기도 했다. 작년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일했을 때는 직접 다도를 선보이며 말차를 대접해 퍼스트레이디로서 국제외교무대에 데뷔했다. 기시다 총리가 외무상을 맡았던 지난 2016년에는 히로시마에서 열린 G7(7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각국 외교장관 부인들을 평화기념공원으로 안내하고 다과회를 열어 외교 역량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코 여사는 지난달 17일 미국을 단독으로 방문하기도 했다. 일본의 총리 배우자가 혼자 미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질 바이든 여사가 직접 초청해 방문이 성사됐다. 백악관을 방문한 유코 여사는 오찬 및 식수 행사 등 일정을 소화했다. 유코 여사는 귀국한 뒤 “개인적인 교류의 깊이를 더하고 일본과 미국의 유대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