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첫 여성 우주인 레이야나 바르나위가 21일(현지 시각) 국제우주정거장(ISS)로 출발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첫 여성 우주인이 탄생했다.

AP통신, 아랍뉴스 등에 따르면 사우디 줄기세포 연구원인 레이야나 바르나위는 21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했다. 팰컨9 로켓에 실려 날아오른 크루 드래건은 22일 ISS에 도착할 예정이다.

바르나위는 사우디 최초의 여성 우주인으로, 사우디 정부의 후원을 받아 사우디 왕립 공군 전투기 조종사 알리 알카르니와 함께 이날 우주 비행을 떠났다. 바르나위는 비행 전 “모두를 위한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라며 “저와 알리가 할 수 있다면 다른 이들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궤도에 안착한 뒤에는 “우주에서 인사드린다”며 “이곳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했다.

21일 우주로 떠난 (왼쪽부터) 레이야나 바르나위와 페기 윗슨, 존 쇼프너, 알리 알카르니./AFP 연합뉴스

이날 크루 드래건에는 두 사람 외에도 여성 우주인 중 최장 우주 체류 기록(665일)을 보유한 미 항공우주국(NASA) 전 우주비행사 페기 윗슨, 미국인 사업가 존 쇼프너도 함께 탑승했다. 이들 4명은 약 열흘간 ISS에 머물며 과학 실험을 한 후 플로리다 해안으로 돌아올 계획이다. ISS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 우주비행사가 이들을 맞이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우주 비행은 사우디의 역대 두 번째 비행이다. 첫 번째 사우디 우주인은 사우디 왕자 술탄 빈살만 알사우드다. 그는 1985년 NASA가 발사한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 호에 올랐다. 다만 사우디 정부가 이번 비행에 자국 우주인을 참여시키는 데 얼마를 지불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사우디는 지난해 여성 우주인 양성 계획 등 우주 비행 프로그램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비전 2030′ 계획의 일환이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여성의 축구경기장 출입과 운전을 허용하는 등 사우디에서의 여성 활동 범위를 넓히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한편 이번 비행은 미국 민간 우주 업체 액시엄 스페이스가 주관한 두 번째 민간 ISS 방문 비행이다. 액시엄 스페이스가 지난해 민간 기업 최초로 주도한 ISS 방문 비행 때는 1인당 5500만달러(약 730억원)의 비용이 책정됐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