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티마 제네라치오네' 소속 여성 활동가가 상의를 탈의한 채 진흙을 뒤집어 쓴 모습. /울티마 제네라치오네 인스타그램

이탈리아 로마 명물 트레비 분수에 먹물을 뿌리는 등 과격 시위를 이어왔던 현지 환경단체가 이번에는 반나체로 진흙을 뒤집어쓰는 돌발 행동을 벌였다.

24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이탈리아어로 ‘마지막 세대’라는 뜻) 활동가 11명은 전날 오전 로마에 있는 마다마 궁전 앞에서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는 시위를 진행했다. 이중 여성 2명은 상의를 탈의한 반나체 상태로 자신의 몸에 진흙을 쏟아 붓는 행위를 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영상을 보면, 두 여성은 오가는 시민들 앞에 나란히 선 채 갑자기 입고 있던 상의를 벗어 던진다. 이어 준비해 온 진흙 담긴 통을 번쩍 들어 올리더니 머리 위에 쏟아 붓는다. 곧 온몸이 진흙 범벅이 됐고 이들은 무릎을 꿇고 앉은 채 “기후 변화로 인한 생태학 변화에 주목하라”고 소리쳤다.

'울티마 제네라치오네' 소속 여성 활동가들이 상의를 탈의한 채 몸에 진흙을 쏟아붓고 있다. /울티마 제네라치오네 인스타그램
'울티마 제네라치오네' 소속 여성 활동가가 현지 경찰에 연행되는 모습. /울티마 제네라치오네 인스타그램

마지막에는 현장에 있던 경찰들에 의해 연행되는 모습도 나온다. 그러나 두 여성은 가지 않으려 바닥에 드러누웠고, 그 상태로 끌려가면서도 무언가를 외쳤다. 소동을 수습하려는 경찰과 끝까지 반항하는 활동가들의 대치로 일대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울티마 제네라치오네는 불과 이틀 전인 지난 21일에도 트레비 분수를 검게 물들여 논란을 산 바 있다. 당시 소속 활동가들은 “우리는 화석(연료)에 돈을 내지 않겠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분수대 안으로 들어갔고 식물성 먹물을 들이부어, 에메랄드빛 물을 순식간에 시커멓게 물들였다. 이어 성명을 내고 “최근 이탈리아 북부를 강타한 홍수 피해를 계기로,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려 했다”고 주장했다.

‘울티마 제네라치오네’ 활동가들이 지난 21일 트레비 분수 안에 들어가 식물성 먹물을 들이 붓고 있는 모습. /트위터

이외에도 이들은 지난달 로마 스페인광장 바르카치아 분수를, 이달 6일에는 로마 나보나광장 피우미 분수를 새카맣게 물들이고 “우리가 화석 연료 사용에 의해 비상사태를 겪고 있는 것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었다. 지난 4일에는 로마 중심가에서 화석연료 사용 중단을 촉구하며 반나체 상태로 도로 점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