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한 항공사가 승객의 몸무게를 재는 영상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틱톡

뉴질랜드 항공사 에어뉴질랜드가 국제선 탑승객들의 몸무게 조사에 나섰다.

29일(현지 시각) 뉴질랜드헤럴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에어뉴질랜드는 이날부터 오는 7월 2일까지 5주간 오클랜드 국제공항에서 국제선 승객들의 몸무게를 측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몸무게에 따라 운임을 추가 부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왔다.

그러나 에어뉴질랜드의 이번 결정은 단지 승객들의 평균 체중을 조사하기 위한 것이다. 안전상의 이유로 약 5년 주기로 해 오던 조사다. 오직 ‘조사’를 위한 측정이기 때문에 원치 않는 승객은 평소처럼 기내 수화물 무게만 잰 뒤 항공기에 탑승하면 된다. 조사의 신뢰도를 위해 최소 1만명 이상의 표본은 수집할 예정이다. 최소 1만명 이상의 승객 몸무게는 재야 한다는 의미다.

에어뉴질랜드 항공기. /로이터 뉴스1

에어뉴질랜드는 뉴질랜드 민간항공 관리국 규정을 따르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에어뉴질랜드 하중 통제 개선 전문가 앨러스테어 제임스는 “항공기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항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라며 “승객 몸무게 조사는 어디까지나 익명으로, 그리고 자발적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무게는 컴퓨터에만 기록될 뿐 밖으로 숫자가 외부에 표시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항공기에 실린 짐과 승객의 무게는 연료 소모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안전상의 문제와 직결된다. 항공기가 소형일수록 무게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이에 사모아항공은 2013년 세계 최초로 체중 및 짐 무게에 따라 운임을 결정하는 ‘중량제운임’을 적용했다. 승객과 짐의 무게 1㎏당 운임을 부과하는 방식인데, 비행 거리가 길수록 가격이 비싸진다.

최근 미국에서는 항공사가 승객의 몸무게를 재는 것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3월 한 항공사가 화물 저울에서 승객 체중 측정을 하는 영상이 틱톡을 통해 공개되면서다. 당시 영상을 올린 네티즌은 “한 여성 승객이 자신의 몸무게가 130파운드(약 59㎏)이라고 주장해 직원이 체중 확인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 사이에서는 “승객 몸무게 측정은 비만 승객을 차별하는 것”과 “비행 중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다” 등 의견이 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