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 세관에서 발견된 펜타닐 마약.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생후 8개월 여아가 치사량의 펜타닐 복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6일(현지시각)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생후 8개월에 접어든 여아 A양은 지난달 31일 플로리다주 새러소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소파 쿠션 위에 엎드린 모습이었으며, 병원으로 옮겨지기까지 같은 상태로 무려 6시간 동안이나 방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수사당국은 A양의 시신을 부검했고 최근 치사량의 펜타닐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새러소타 카운티 보안관실은 A양의 부모를 체포해 교정 시설에 구금하고 A양이 펜타닐을 복용하게 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보안관실 측은 “부부는 조사받는 동안 술에 취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며 “그들의 혈액과 소변 샘플을 채취했다”고 전했다.

치사량의 펜타닐 복용으로 사망한 A양의 부모. /새러소타 카운티 보안관실 트위터

펜타닐은 미국과 멕시코 등 외국에서 신종마약 용도로 확산한 아편 계열 약물이다. 여기에 중독된 사람은 좀비처럼 흐느적거리며 걷는다고 해 ‘좀비 마약’으로도 불린다. 최근 미국에서 펜타닐 중독자들이 초점 잃은 눈으로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져 공포를 안기기도 했다.

1959년 생산 당시에는 말기 암같이 극심한 통증을 겪는 환자를 위한 진통제로 만들어졌다. 그만큼 효과는 강력하다.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100배에 달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성 진통제로 사망한 미국인 약 11만명 가운데 7만명이 펜타닐 중독으로 목숨을 잃었다.

현지에서는 펜타닐을 확산시키는 신종 수법도 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길바닥에 떨어진 1달러 지폐에 펜타닐 가루가 묻어있는 사건이 발생해 당국의 경계령이 내려졌다. 또 동물 진정제인 ‘자일라진’을 펜타닐에 섞어 오용하는 사례도 있는데, 이 경우 치료 시기를 놓치면 팔다리를 절단해야 한다. 그러나 금단현상이 매우 강해 투약을 멈추지 못하는 환자가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