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가 가져올 미래에 인간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주한 이탈리아대사관은 4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메타버스 르네상스: 한국-이탈리아 메타버스 전망과 발전’ 세미나를 개최했다. 고도화되는 메타버스와 기술의 발전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과 이탈리아 대사관이 개최한 메타버스 르네상스 세미나 포스터. /과기정통부 제공

페데리코 파일라 주한 이탈리아 대사, 오용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 정책관, 유지상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의장을 비롯, 메타버스와 디지털 기술, 뇌 과학, 인체 생리학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메타버스의 활용과 발전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LG유플러스와 네이버 Z 등, ICT 기술의 최전선에 있는 국내 기업 관계자들의 메타버스 산업 관련 발표도 이어졌다.

파일라 대사는 “르네상스가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생겼던 시기였던 것처럼, 지금 우리는 메타버스가 일으킨 새로운 르네상스를 만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간에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는 메타버스에 대한 윤리적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메타버스과 관련된 다양한 윤리 문제를 주제로 한 토론에는 파울로 베난티 로마 교황청 그레고리안 대학교 교수, 티차아나 카타르치 사피엔차 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정재승 카이스트 뇌인지과학과 교수, 이상욱 한양대학교 인공지능학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메타버스와 젠더 문제, 청소년의 메타버스 활용, 고령화에 대응하는 메타버스 기술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카타르치 교수는 “사람들이 만든 다양한 기술은 사용에 따라 긍정적인 면도, 부정적인 면도 존재한다”며 “모든 기술은 인간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다양성을 충족한 기술은 아이들에게 편견에서 자유로운 중요한 가치를 알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 교수도 “메타버스 내에서는 현실 자아와는 다른 자아를 가질 수 있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며 “메타버스에서 공감능력을 배우거나 사회성을 키울 수도 있다”고 했다.

반면 이 교수는 “아주 어린 아이들에게 메타버스를 경험하게 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며 “메타버스 내에서 허용되는 것들이 실제로는 아닐 수도 있어 혼동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 교수 또한 “지금의 청소년들이 메타버스에 있는 시간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며 “메타버스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청소년 성범죄 등, 폐해를 막고 청소년들이 윤리적으로 메타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베난티 교수는 “노인, 청소년 등 다양한 사회 계층을 고려해 메타버스 사용에 있어서 공정한 환경과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페데리코 파일라 주한 이탈리아 대사는 “메타버스와 인공지능은 금세기 인류가 마주한 가장 중요한 디지털 과제”라며 “오늘 논의를 토대로 한국과 이탈리아 양국 간에 기술혁신 분야의 협력관계를 구축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