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87)의 2019년 모습. /AFP 연합뉴스

젊은 시절 ‘세계 최고의 미남’으로 불렸던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87)의 세 자녀가 아버지의 여성 동거인을 고소했다. 아버지에 대한 정서적 학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에서다.

6일(현지시각) BFM TV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알랭 들롱의 장남 안토니 들롱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근 아버지의 일본인 동거인 히로미 롤린(66)에 대한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히로미 롤린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출신이다. 알랭 들롱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2019년부터 한 집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토니를 비롯해 두 동생 아누슈카 들롱과 알랭파비앙 들롱은 히로미 롤린이 아버지를 감시하고 정서적으로 학대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 자녀 측은 “히로미 롤린이 아버지를 가족으로부터 격리시키고 있다”며 “자녀와 가족들이 정기적으로 아버지를 찾아뵙는 것조차 막고 있다”고 했다.

또 “그녀는 아버지 대리인을 자처해 모든 대답을 자신이 하고 있고 통화와 우편물 등을 가로채려 한다”며 “심지어는 아버지의 반려견을 용납할 수 없는 방식으로 학대하기까지 했다. 매우 권위적이고 위협적”이라고도 했다.

알랭 들롱의 젊은 시절 모습을 담은 2019년 칸 영화제 스페셜 포스터. /트위터

알랭 들롱은 영화 ‘태양은 가득히’(1960) ‘한밤의 살인자’(1967) ‘미스터 클라인’(1976) 등에 출연하며 잘생긴 외모로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과거 9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그중 80여 편에서 주연을 맡은 대스타였다. 1995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명예 황금곰상을, 2019년 칸 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1991년에는 프랑스 최고위 훈장인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안락사를 결심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당시 아들 안토니는 “아버지가 내게 안락사를 부탁했다. 아버지 뜻에 따라 그 마지막을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알랭 들롱은 “안락사에 찬성한다. 안락사는 가장 논리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법적으로 안락사를 허용하는 스위스에 살고 있으며, 이미 현지 변호사들과 재산 정리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