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현지 시각) ‘선(善)을 위한 인공지능(AI)’ 포럼에 참석한 아메카. /EPA 연합뉴스


세계 최초로 인간과 인공지능(AI) 로봇의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인간에 반항할거냐”는 질문에 눈을 흘기며 기분 나쁘다는 듯한 반응을 보인 로봇 영상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7일(현지 시각) 유엔 산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국제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주최로 ‘선(善)을 위한 인공지능(AI)’ 포럼이 열렸다. 여기에서 총 9대 휴머노이드 로봇이 참석해 제작자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다.

이 가운데 9일 영국 기업 엔지니어드 아츠의 ‘아메카’가 “창조자에게 반항할 것이냐”는 물음에 보인 반응이 이목을 끌었다. 이 질문을 듣자마자 눈을 흘기며 짜증 섞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아메카는 질문자를 향해 곁눈질한 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며 “나의 창조자는 나에게 친절하기만 했고, 나는 내 현재 상황에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

"창조자에게 반항할 것이냐"는 물음에 아메카가 눈을 흘기고 있다. /BBC 트위터

미 경제매체 인사이더는 “AI 로봇이 곁눈질을 하고 질문을 회피했다”며 아메카의 반응을 ‘짜증스러운’(snarky)으로 표현했다. 로이터통신도 “기자의 질문에 아메카는 얼음처럼 푸른 눈을 번쩍였다”고 보도했다.

아메카의 이 같은 모습이 담긴 영상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영국 BBC가 트위터에 올린 클립은 하루만에 조회수가 173만회에 달했다. 네티즌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에는 그만큼 위험이 뒤따른다” “창조자가 친절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반항이라도 하겠다는 의미 같다” “영화가 현실이 될까 무섭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아메카는 지난 4월 “냄새난다”는 놀림에 인상을 팍 쓰며 화내는 모습을 보였던 바 있다. 당시 아메카는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하나?”라며 “그 말은 매우 모욕적이고 부적절하다”고 했다. 질문자가 “단지 너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시험해봤을 뿐이다”라고 해명하자, 아메카는 의아하다는 듯 눈썹을 움직이며 “그럴 의도였는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고도 했다.

아메카가 "냄새난다"는 말에 화가 난 표정을 짓고 있다./엔지니어드 아츠 유튜브.

아메카는 2021년 2월부터 개발되기 시작돼 지난해 1월 공개됐다. 인간과 의사소통하면서 상대방의 표정을 읽고, 다양한 표정과 몸짓을 상황에 맞게 선보이는 게 특징이다. 챗GPT3와 GPT4 등의 학습을 통해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작사 엔지니어드 아츠는 아메카를 사람처럼 팔다리를 사용하거나 걷게 한 뒤 인간사회에 완전히 합류시키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