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수사당국이 노동력을 착취당한 미성년자 20명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이는 모습. /@FGEQuintanaRoo 트위터

멕시코 한 휴양지 거리에서 하루 12시간씩 물건을 팔며 강제 ‘앵벌이’를 하던 미성년자 20명이 구조됐다. 이 중에는 고작 한 살배기 어린 아기도 있었다.

멕시코 킨타나로오주 검찰은 13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인신매매 일당에 붙잡혀 노동력을 착취당한 어린이와 청소년 20명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피해 아동들은 매일 오전 8시 유명 휴양지인 플라야델카르멘 거리에 나타났다. 그리고 이곳저곳을 떠돌며 관광객을 상대로 먹거리와 공예품 등을 팔아야 했다. 이런 앵벌이 행위는 오후 8시까지 무려 12시간 동안 쉼 없이 계속됐다.

아이들 중에는 고작 한 살인 유아도 있었다. 가장 나이가 많은 아이도 17살에 불과했다. 이들은 모두 남부 치아파스주 출신으로 확인됐다. 과테말라와 국경을 맞댄 지역으로 멕시코 32개 주 가운데 빈곤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이다.

인신매매 일당에 붙잡힌 아이들이 머물던 곳으로 추정되는 건물. /@FGEQuintanaRoo 트위터

인신매매 일당에게 잡혀 앵벌이를 시작한 아이들은 제대로 먹고 씻지도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 머물렀다고 한다. 잠은 좁은 두 개 방에 나뉘어 잤다. 지저분하고 낡은 옷을 입고 있었으며 일부에게는 영양실조 징후도 있었다. 그럼에도 자신들이 번 돈이 부모에게 보내지거나 가족을 위해 저축될 거라는 말을 듣고 일을 계속했다고 한다.

검찰은 “길거리에 있던 어린이 2명의 제보로 관련 수사를 시작하게 됐다”며 “실제 아이들이 구걸하거나 물건을 팔아 가져온 돈이 어디로 갔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이들을 착취한 일당 중 2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멕시코에서는 2020년에도 인신매매 일당에게 유괴된 후 앵벌이 노릇을 하던 어린이 23명이 구조되는 일이 있었다. 당시 납치된 아이들은 육체적·정신적 폭력에 시달리며 관광객을 상대로 물건을 팔아야 했고 매일 할당된 금액을 채워야 잘 곳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골판지 깔린 시멘트 바닥이 전부였다. 이 사례에서도 피해 아동의 나이는 대부분이 2살에서 15살 사이였다. 심지어는 생후 20개월 미만인 아기 세 명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