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7일 호주 서부 도시 그린 헤드의 해변에 떠밀려온 원통형 물체. 호주 당국은 외국 로켓에서 떨어져 나온 우주쓰레기로 추정하고 있다./AP 연합뉴스

호주 서부 해안에 정체불명의 원통형 물체가 떠밀려와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호주 서호주의 주도 퍼스에서 250㎞ 떨어진 해안 마을 그린 헤드에 최근 정체를 알 수 없는 원통형 물체가 떠밀려왔다.

사람 키를 훌쩍 넘는 거대한 이 물체는 구리색을 띤 소재로 만들어졌다. 한쪽 면은 크게 손상된 상태로 발견됐으며 따개비가 가득 뒤덮인 점을 미뤄 상당 기간 동안 바다에 떠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경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 물체가 “우주 쓰레기”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이 해안가에는 정체불명의 물체를 보기 위해 많은 주민들이 몰려들었다. 이에 경찰은 이 물체 주변에 경계선을 치고 주민들에게 “가까이 가지 말라”며 접근을 통제해왔다.

그러나 경찰은 소방응급서비스부와 서호주 화학센터의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해당 물체가 안전하며 지역사회에 별다른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호주 우주국도 전날 트위터를 통해 “이 물체는 외국 우주 발사체의 일부일 가능성이 있다”며 “자세한 내용 파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국제 기관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했다.

플린더스 대학에서 우주 고고학을 연구하는 앨리스 고먼 교수는 해당 물체가 과거 인도에서 발사한 극지 위성 발사체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0년 인도에서 발사한 발사체를 언급하며 “크기와 재료가 동일하다”고 CNN에 말했다.

고먼 교수는 “우주 발사체는 여러 단계로 구성되는데, 각 단계는 추진제가 고갈되면 순차적으로 폐기되면서 파편이 지구로 떨어지게 된다”며 “원통의 손상이 거의 없고 색상이 온전한 것을 보아 이 물체는 우주에 도달하기 전 바다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발사체에 실린 고체 연료가 고온에서 독성 물질을 방출한다며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우주 쓰레기를 만지지 말라”고 권고했다.

경찰은 관련 기관과 함께 이 물체를 안전하게 수거해 보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