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군용 차량이 러시아 핵심 방어선 '용의 이빨'을 향해 진격했다가 참호에 부딪혀 뒤로 미끄러져 내려가고 있다. /SNS

우크라이나 군대가 남부 자포리자주에 설치된 러시아의 핵심 방어선 ‘용의 이빨(Dragon’s teeth)’까지 진격한 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28일(현지시각) 미국 CNN은 러시아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영상에서 우크라이나 군용 차량 한 대가 ‘용의 이빨’을 향해 들판을 내달리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CNN은 영상 촬영지가 자포리자주의 작은 마을 노베와 카르코베의 동쪽 지역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용의 이빨’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구축한 방어선으로,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된 뿔 모양의 탱크 저지용 구조물이다. 수백㎞에 걸쳐 세 겹으로 배치됐으며 콘크리트 선 양쪽에는 거대한 대전차 참호도 파여 있다. 이 때문인지 영상에서 ‘용의 이빨’로 진격하던 우크라이나 군용 차량은 참호에 부딪혔고, 이내 흙먼지와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어 차량의 앞부분은 참호 위로 튀어 올랐다가 뒤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이후 차량 운전자로 보이는 사람이 나타나 ‘용의 이빨’을 등지고 숲을 향해 내달렸다.

러시아 방어선 '용의이빨'을 미국 민간 위성 기업 막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친우크라이나 채널은 우크라이나 군용 차량이 참호와 ‘용의 이빨’을 뚫고 넘어갈 수 있는지 시험하는 장면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친러시아 채널은 러시아군 공격에 따른 피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해당 영상만으로는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인지 불분명하지만, 분명한 건 우크라이나군이 ‘용의 이빨’에 닿을 만큼 최근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몇 주간 러시아에 배앗겼던 남부 자포리자 인근 마을을 수복하기 위해 노력했고, 지난 27일 결국 마을을 탈환했다. 한 우크라이나 군인은 이날 자포리자 동쪽의 스타로마요르스케 마을을 점령한 영상을 온라인에 올렸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에 “우리의 남부! 우리 대원들!”이라고 적었다.

친러 분리주의 세력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소속 러시아 지원대대 사령관 알렉산드르 코다코프스키도 패배를 인정했다. 코다코프스키 사령관은 우크라이나군이 며칠에 걸쳐 스타로마요르스케를 체계적으로 점령했다며 “우리 군 자존심에 타격을 줬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지역 마을을 되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느리지만 꾸준한 진전을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