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3일(현지 시각) 유엔 안보리에 참석해 "러시아가 세계의 '식량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3일(현지 시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가 세계의 ‘식량 불안정’(Food insecurity)을 가중하고 있다”며 “기아를 무기화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경로인 흑해를 봉쇄했지만 같은 해 7월 곡물 협정에 참여해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허용했다. 그런데 지난달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 수출 재개가 서방의 비협조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협정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했고,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이 막히면서 세계 곡물 가격 상승 등 국제 경제 질서에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

블링컨은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통로인 흑해를 볼모로 잡은 것을 ‘협박(blackmail)’이라고 칭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식량 시스템을 공격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어 “흑해 항로를 통한 우크라이나 수출 밀의 3분의 2는 신흥국으로 향하는 것이었다”며 “이 때문에 케냐 외무장관은 러시아를 향해 ‘등에 칼을 꽂았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8월 한 달간 안보리 순회의장국을 맡는 미국은 세계 식량 불안정을 집중 의제로 논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날 블링컨의 발언은 미국이 이 같은 확고한 방침을 배경으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블링컨은 공개토의 후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협정에 복귀할 경우 우리는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국가가 식량을 자유롭고 안전하게 수출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드미트리 폴랸스키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는 이날 공개토의에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곡물과 비료가 도움이 필요한 국가에 차질 없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반박했다.

한편 블링컨은 이날 회의에서 식량 불안정 해소와 아프리카 11개국 지원을 위해 3억6200만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