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하수로 관광에 나선 이들을 찾기 위해 수색을 벌이는 모습./가디언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지하 하수로를 구경하는 이색 관광을 하던 8명이 폭우에 휩쓸려 숨졌다.

22일(현지시각) BBC와 CBS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모스크바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모스크바강 지류인 네글린카강 지하 하수로 관광에 나선 가이드 1명과 관광객 7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러시아에선 지하 시설을 구경할 수 있는 ‘디거(digger)’ 관광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행은 갑작스러운 폭우에 지하 하수로의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색에 나선 잠수부들은 크렘린궁 인근 모스크바강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이들이 관광을 하던 네글리카강은 모스크바 시내 북부에서 지하 하수로를 따라 도심 쪽으로 흘러 시내 중심의 크렘린궁 근처에서 모스크바강과 합류하는데, 이들은 급류에 쓸려 모스크바강까지 떠내려간 것으로 보인다.

현지 수사당국은 수색 작업을 마치고 사망자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아울러 디거 관광을 조직한 여행사 사장과 직원 1명 등 2명을 체포했으며, 아랍에미리트(UAE)로 도주한 다른 1명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이번 사고에 대해 “끔찍한 비극”이라고 말했다. 도시 탐험가라는 다닐 다비도프는 “지하 하수로 안에 대피소가 두 군데 있어서 그곳에서 생존자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며 “하지만 아무도 그곳에서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