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현지 시각) 바그너그룹 공식 소셜미디어에서 공개한 프리고진의 모습. 지난 6월 반란 이후 거취가 불분명했던 프리고진은 이날 아프리카 지역에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UPI 연합뉴스

‘푸틴의 요리사’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비행기 추락사 소식이 23일(현지 시각) 전해지면서, 그가 이끌어온 용병 조직 바그너그룹의 미래도 주목받고 있다. 2인자 드미트리 웃킨도 이날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그너는 2014년부터 러시아 관련 준군사 조직으로 이름을 알렸다. 천연가스·다이아몬드 등을 노리고 중앙아프리카공화국·시리아 등 내전에 개입했고 민간인 학살로 악명을 떨쳤다. 러시아는 관련성을 부인했다. 러시아 형법에 따라 용병은 불법이다. 작년 6월에야 프리고진이 관계를 밝혔다. 자신이 바그너를 설립했고, 바그너가 러시아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는다고 했다.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탑승한 비행기가 23일(현지 시각) 모스크바 교외 상공에서 추락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 사고로 프리고진을 비롯한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사고 다음날인 24일 프리고진의 고향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옛 바그너그룹 본부 인근으로 시민들이 찾아와 꽃을 놓으며 그의 죽음을 추모했다.(오른쪽 사진) 러시아 당국은 사고 원인 규명 조사에 착수했다. /텔레그램·EPA 연합뉴스

바그너라는 명칭은 나치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1889~1945)가 열광한 낭만주의 오페라 작곡가 빌헬름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에서 따왔다는 설이 있다. 히틀러는 ‘로엔그린’ 등 바그너 오페라를 나치 독일의 군사 정복을 미화하는 데 동원했다. 웃킨의 콜 사인(군사 작전용 별명)도 바그너였다. 프리고진의 죽음 이후 구심점을 잃은 바그너가 해체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 정부의 인수설도 나돈다.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운영하는 국민저항센터(NRC)는 벨라루스에 있던 바그너 기지 일부가 23일 저녁 해체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