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화이트삭스 홈구장인 시카고 게런티드레이트필드. /로이터 뉴스1

미국 프로야구(MLB) 시카고 화이트삭스 홈구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3명이 총에 맞아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나 용의선상에 오른 사람은 물론 목격자조차 없어 온갖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각) A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5일 시카고 게런티드레이트필드에서 열린 화이트삭스 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경기 도중 일어났다. 당시 외야 좌익수 뒤편 좌석에 앉아 있던 여성 3명이 잇따라 총에 맞았고 그중 40대인 한 여성은 오른쪽 허벅지에 중상을 입어 응급치료를 받아야 했다. 각각 20대와 30대인 나머지 2명도 복부와 허리에 상처를 입었다.

30대 피해자는 “두 차례 폭음이 들린 후 등이 꼬집히는 것처럼 아파왔다”며 “연이어 뒷좌석에 앉아있던 여성이 비명을 질렀고 발아래를 내려다보니 총알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이외에 다른 목격자 등은 없었고 용의선상에 오른 사람도 없는 상태다. 경기장에 입장하려면 보안 검색을 거쳐야 하는데, 어떻게 총기가 반입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도 계속되고 있다.

사건 발생 당시 중계 화면에 잡힌 피해 여성의 모습. /ABC방송 화면 캡처

한때 피해자 중 한 명이 총을 소지했다가 잘못 발사됐을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일부 법의학자가 총알이 40대 피해자의 허벅지에 맞은 뒤 종아리까지 내려간 것을 근거로 “실수로 발포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여성 측은 “경기장에 총기를 반입한 사실이 없고 발포와도 아무 관련 없다”며 “의료진이 엑스레이 등을 살펴본 결과 총상이 자해 또는 오발탄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부인했다.

화이트삭스 구단 측도 보안검색대에서 촬영된 CCTV 녹화 영상을 검토한 끝에 “피해 여성에게 문제가 발견된 적은 없으며 그 앞에 휴대전화를 들고 서 있던 사람이 금속 탐지기에 걸려 경고음이 울렸을 뿐”이라고 전했다. 수사 당국 역시 “여성이 총으로 자해를 했다는 주장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전날 장시간 회의를 열고 사건 관련 모든 동영상과 증거물 등을 확인했으나, 이렇다 할 실마리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총격은 경기장 안에서 일어났고 외부에서 총알이 날아왔을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현재는 “총탄이 경기장 밖에서 발사돼 들어왔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한편 사건 당시 경찰이 경기 중단을 요청했지만 화이트삭스 구단은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용의자와 무기 등이 목격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오히려 적절한 판단이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진 로이 전 시카고 경찰청장은 “어둑해진 시간에 2만2000여명의 관중을 제한된 통로로 긴급 대피시키는 일이 더 큰 위험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