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패션 아이콘 고(故)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가 입었던 '검은 양 스웨터'가 경매에서 약 15억원에 낙찰됐다. /AFP 연합뉴스

영국을 대표하는 패션 아이콘 고(故)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의 ‘검은 양 스웨터’가 약 15억 원에 팔렸다. 경매 역사상 가장 비싼 값에 낙찰된 스웨터다.

14일(현지시각) AFP통신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경매 업체 소더비는 다이애나가 생전 여러 차례 착용했던 검은 양 스웨터가 약 114만 달러(약 15억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당초 지난 6월 언급된 예상 낙찰가 8만 달러(약 1억원) 보다 무려 10배 이상 비싸게 팔린 셈이다.

이날 경매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19만 달러(약 2억5000만원)에 머물던 입찰가가 마지막 15분간 110만 달러(약 14억6000만원)로 치솟았고, 입찰이 쇄도해 결국 경매를 몇 분 연장해야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최종 낙찰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영국의 패션 아이콘 고(故)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가 입었던 '검은 양 스웨터'가 경매에서 약 15억원에 낙찰됐다. /AFP 연합뉴스

이 옷은 다이애나가 당시 왕세자였던 찰스 3세 국왕과 약혼한 직후인 1981년 6월 폴로 경기장에 입고 나와 유명해졌다. 흰 양들 사이에 검은 양 한 마리가 그려진 디자인으로, 샐리 뮤어와 조안나 오즈본의 니트웨어 브랜드 ‘웜앤원더풀’에서 1979년 선보인 제품이다. 다이애나가 생전 입었던 상징적인 옷 중 하나로 꼽히며 영국 왕실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에도 등장한다.

경매에 나온 스웨터는 웜앤원더풀 창업자인 오즈번이 지난 3월 다락방에서 발견했다. 과거 다이애나가 손상된 스웨터를 수선하거나 교체할 수 있는지 묻는 편지를 보냈고, 웜앤원더풀 측은 새 스웨터를 보냈다. 당시 다이애나 측이 편지와 함께 보내온 손상된 스웨터가 바로 경매 기록을 세운 이 스웨터다. 실제로 소더비 측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소맷자락 부분이 찢어진 것을 볼 수 있다.

다이애나비가 입었던 스웨터 소매에 손상된 부분이 확인된다. /소더비 제공

다이애나가 새로 선물 받아 보관했던 스웨터는 런던 빅토리아앤드앨버트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검은 양 스웨터는 1994년 생산이 중단됐지만 2020년부터 복제품이 제작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250파운드(약 41만원)에 판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