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한 교도소에 있는 미니 동물원의 홍학 우리. /데일리메일

베네수엘라 당국이 거대 폭력 조직이 수년간 장악하던 한 교도소에 1만1000명의 군대를 파견해 그 통제권을 간신히 되찾았다.

21일(현지 시각) AFP통신, BBC 등에 따르면 이날 베네수엘라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베네수엘라 북부 아라과주의 토코론 교도소 통제권을 되찾았다며 “이번 작전으로 음모와 범죄의 중심지가 해체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범죄 조직과의 싸움에서 오늘 큰 성공을 거뒀다”고 언급했다.

해당 교도소는 수년 동안 거대 폭력 조직 ‘트렌 데 아라과’가 장악해왔다. 약 5000명의 조직원으로 구성된 해당 조직은 10년 전에 결성된 후 납치, 강도, 마약 밀매 등 범죄를 저질러왔다.

수감자들은 이곳에 수영장과 나이트클럽, 홍학 등이 있는 작은 동물원, 어린이 놀이터 등 시설까지 갖추고 호화스러운 교도소 생활을 이어왔다고 한다. 당국에 따르면 교도소에서 오토바이, 텔레비전, 전자레인지 등도 발견됐다. 심지어 수감자들은 친인척을 감옥으로 데리고 와 같이 생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이 토코론 교도소 통제권을 되찾은 후 한 수감자의 가족이 병사 앞에서 울고 있다./AFP 연합뉴스

이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6000명은 다른 교도소로 이감될 예정이다. 이에 수감자들과 함께 지내던 친인척들은 항의하기도 했다. 한 수감자의 아내는 AFP통신에 “내 남편이 어디로 가는지 듣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며 “나도 거기(토코론 교도소)에 살고 있었는데, 그들이 우리를 쫓아냈다”고 말했다.

교도소 통제권을 되찾은 것에 이어 당국은 “탈옥한 범죄자들을 모두 체포하는 두 번째 작전도 시작한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탈옥범 중에 트렌 데 아라과의 두목 엑토르 게레로 플로레스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당국은 탈옥범 목록을 공개하진 않았다.

한편 이같은 일이 벌어지자 현지 교정시설의 열악함을 지적하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감옥 관측사무소(OVP)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감옥 50% 이상이 과밀 상태이며 열악한 환경이다. NGO 자유의 창 관계자 카를로스 니에토는 이번 작전을 두고 “정부가 교도소 혼란을 해결하는 데 얼마나 소홀했는지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