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인식 오류로 보안관에게 체포된 미국 흑인 남성 랜들 쿠란 레이드. /AP

미국 흑인 남성이 억울하게 도둑으로 몰려 경찰에 체포돼 6일간 구치소에 수감됐다. 이 남성이 가본 적도 없는 지역에서 용의자로 수배된 이유는 안면인식 기술 장애 탓이었는데, 이 남성은 경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5일(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흑인 남성 랜들 쿠란 리드는 루이지애나주 제퍼슨 패리쉬 보안관 사무실과 소속 형사에 대해 직권남용과 불법감금 등의 혐의로 조지아주 애틀랜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리드가 지난해 11월 추수감사절 연휴 어머니 집으로 차를 몰고 가던 중 경찰이 돌연 그의 차를 세워 체포했다. 그는 루이지애나주에서 범죄로 수배당한 상황이었다. 리드는 자신이 한번도 방문한 적이 없는 루이지애나주에서 용의자로 수배된 것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꼼짝없이 구치소에 갇히게 됐다.

리드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기 때문에 혼란스럽고 화가 났다”며 “그들은 어떤 정보도 주지 않았다”고 했다.

보안관 사무실은 지난해 6월 뉴올리언스에서 발생한 신용카드 도난 사건에 대해 수사하면서 안면인식 기술에 의존해 리드에 대한 체포영장을 요청했다고 한다. 담당 형사는 리드의 운전면허증 사진이 CCTV 영상에 찍힌 용의자의 묘사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담당 형사는 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안면인식 기술 사용 사실은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드가 수감되자 그의 가족은 루이지애나에서 변호사를 고용했고, 변호사는 리드의 사진 등을 보안관 사무실에 제출했다. 소장에 따르면 CCTV 속 용의자는 상당히 몸무게가 나가는 모습이었고, 리드와 비슷한 점이 없었다고 한다.

보안관 사무실은 판사에게 영장 철회를 요청했으며, 리드는 체포된 지 6일 만에 풀려날 수 있었다. 그러나 운송 물류 분야에 종사하던 그는 일자리도 잃었고, 구치소에서 잘못 먹은 음식으로 고생했다. 리드 측 변호사는 소송에서 “경찰은 리드에 대한 기본적인 수사조차 하지 않았는데, 조사만 했어도 리드 씨가 절도 사건 발생 당시 조지아에 있었음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안관 사무실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AP통신은 최근 몇년간 안면인식 오류 문제로 법 집행 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흑인 원고가 최소 5명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안면인식 기술이 백인보다 흑인 등 유색인종을 오인하는 비율이 더 높다고 전했다.

애틀랜타 코크란 사무소의 선임 변호사 샘 스타크스는 “법 집행 기관이 이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표준과 프로토콜이 마련되더라도 기술 자체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으며, 시민의 자유와 개인 정보 보호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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