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시 CCTV에 포착된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 호(오른쪽 빨간 원)과 유람선 허블레아니 호(왼쪽 빨간 원)의 모습./BBC

4년전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 2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된 사고를 낸 혐의를 받는 대형 유람선 선장이 징역 5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AP통신, BBC 등에 따르면 부다페스트 지방법원 레오나 네베트 판사는 26일(현지 시각) 과실로 수상교통법을 어기고 대규모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 유리 카플린스키 선장에 대해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법원은 사고 이후 구조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등 다른 혐의 35건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카플린스키는 항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카플린스키는 2019년 5월 29일 다뉴브강에서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 호를 운항하다 부다페스트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유람선 허블레아니 호와의 추돌 사고를 유발하고 사고 후 구조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헝가리 당국이 사고 이후 수색 작업을 벌이는 모습./EPA 연합뉴스

사고 당시 허블레아니 호에는 한국인 관광객과 가이드 등 35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야경투어를 하고 돌아가던 중 막 출발한 바이킹 시긴 호에 들이받혔다. 두 배가 부딪힌 후 허블레아니 호는 몇 초 만에 가라앉았고, 이 유람선에 타고 있던 한국인 관광객 25명과 선장, 승무원 등 총 28명이 숨졌다. 이 사고로 실종된 한국인 관광객 1명은 4년 반이 지나도록 찾지 못하고 있다.

헝가리 검찰은 당시 폭우가 내리는 상황에서 카플린스키는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고 배를 조종하는 데 집중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가 헤블레아니 호를 추월하려고 하면서도 무전교신 등을 이용해 연락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카플린스키는 법정에서 “엄청나게 후회하고 있다”며 “이 참혹한 비극의 기억 때문에 한시도 제대로 쉴 수 없다. 밤에 잠도 못 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사망한 한국인들의 유족 측은 2020년 바이킹 시긴 호와 허블레아니 호의 선주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으며 아직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