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기차 좌석에서 발견된 빈대 /소셜미디어 엑스(X)

매년 전 세계에서 수천만명이 찾는 관광 대국 프랑스가 빈대(bedbug)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저가 호텔과 아파트, 병원 등에서 빈대가 출몰해 문제가 된데 이어, 최근엔 기차에서 빈대를 봤다는 신고까지 연이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선진국에서 빈대가 왠말이냐 싶지만, 프랑스인들은 “관광객과 이민자들이 옮겨 온 것”이라고 보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앙 등은 25일(현지 시간) “최근 기차에서 빈대를 봤다는 이야기들이 확산하면서 빈대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최근 남부 마르세유에서 파리로 가는 기차에서 빈대가 있다는 신고가 나와 많은 승객들이 불안에 떨었다. 22일에는 북부 릴로 가는 열차에서 역시 빈대로 보이는 벌레가 발견됐고, 이를 승객이 사진으로 찍어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르파리지앙은 “기차 안에서 빈대가 나왔다는 제보가 최근 일주일 새 세번이나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며 “일부 기차에선 승객들이 빈대를 피해 중간에 내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유튜브채널 오브리더

지난 19일 ‘다나 델 레이’라는 사람이 찍어 올린 기차 좌석 위의 빈대 사진은 700만회 넘게 조회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는 그동안 대도시의 일부 싸구려 숙소나 위생 상태가 열악한 아파트 등에서 주로 발견되던 빈대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에선 2018년에만 총 40만 곳에서 빈대가 출몰했고, 2020년에는 병원과 영화관에서도 발견되는 등 사회 문제가 됐다. 결국 정부가 나서서 빈대 퇴치 방법을 홍보하고, ‘빈대 박멸 핫라인’을 개설하는 등 ‘빈대와의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2020년 당시 담당 장관이 직접 빈대에 두 차례나 물리는 해프닝도 겪었다.

사람과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 빈대는 한국에선 1970년대에 자취를 감췄다. 공중 위생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DDT 등 강력한 살충제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다. 그러나 유럽의 대표적 선진국인 프랑스에서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으면서 종종 기승을 부리고 있다. 파리에선 새 아파트를 얻을 때 빈대가 있는지 여부부터 확인할 정도다. 빈대가 잘 사라지지 않는데는 “일부 관광객과 이민자들이 옮겨오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많다. 빈대가 살충제에 내성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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