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스페인 국민당 대표가 27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치러진 총리 인준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에 실패하고 의사당을 나서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스페인 총리 후보로 나선 보수우파 국민당(PP)의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대표가 27일(현지시간) 하원의 총리 인준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국민당은 지난 7월 조기 총선에서 전체 350석 중 137석을 확보, 제 1당이 됐고 원내 1당에서 총리를 내는 관례에 따라 이날 페이호 대표가 총리 후보로 나섰다.

페이호 대표는 그러나 이날 표결에서 총 350표 중 과반(176표)에 4표 못미치는 172표를 얻는데 그쳤다. 스페인 하원은 오는 29일 2차 표결을 해 총리 인준 여부를 다시 가릴 예정이다. 2차 투표에선 과반수에 상관없이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더 많으면 가결되지만, 결과가 달라지긴 힘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민당이 집권을 위해 손잡은 극우 복스(Vox) 당이 카탈루냐·바스크 지역의 분리 독립에 반대하고 중앙 집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총 28표를 쥔 지역 기반 군소 정당들이 모두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복스는 이번 총선에서 33석을 얻는데 그쳤다.

페이호 대표가 29일 2차 투표에서도 총리 인준을 받지 못하면, 전 집권당인 사회노동당(PSOE·사회당) 대표 페드로 산체스 총리 대행이 새 총리 후보로 나설 전망이다. 사회당과 그 동맹인 좌파 연합 수마르는 지난 총선에서 각각 121석과 31석을 얻었다. 또 카탈루냐공화당(7석), 바스크지방연합(6석), 바스크민족당(5석), 기타 소수 정당 1석 등 지역 정당들의 지지도 확보했다. 여기에 강성 분리주의 정당인 ‘카탈루냐를 위해 함께(Junts)’만 가세하면 총 178석으로 재집권의 문을 열게 된다.

그러나 ‘카탈루냐를 위해 함께’가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 등 당 중진들의 사면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은 2017년 카탈루냐 독립 투표를 강행했다가 반역 혐의로 기소됐고, 현재 해외 도피 중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선 지난 24일 카탈루냐 분리주의자들의 사면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도 열렸다. 만약 산체스 총리 대행도 총리 인준을 받지 못해 11월 27일까지 정부가 구성되지 못하면 스페인 의회는 해산되고 내년 1월 14일 다시 총선을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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