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알렉 볼드윈./로이터 연합뉴스

영화 촬영장에서 소품용 총이 발사돼 촬영감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 배우 알렉 볼드윈이 과실치사 혐의로 다시 기소될 위기에 놓였다. 검찰이 해당 사건에서 볼드윈의 과실이 있다는 추가 증거를 발견했다며 이를 대배심에 넘기겠다는 입장을 새롭게 밝히면서다.

17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뉴멕시코주 검사 캐리 모리세이와 제이슨 루이스는 볼드윈을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영화 ‘러스트’ 촬영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과 관련한 추가 사실이 밝혀졌다며, 앞으로 2개월 안에 해당 증거를 대배심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비극적인 사건은 앞서 2021년 10월21일 뉴멕시코주 산타페이의 영화 세트장에서 발생했다. 볼드윈이 소품용 총을 쏘는 장면을 연습하던 도중 실탄이 발사됐고, 그의 맞은편에 있던 헐리나 허친스 촬영감독이 가슴에 총을 맞고 숨졌다.

볼드윈은 총격 사고 이후 이 사건에서 자신은 과실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자신은 ‘콜드 건’(실탄이 장전되지 않은 총)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문제의 소품 총을 건네받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당초 볼드윈과 촬영장의 무기류 소품 관리자였던 해나 쿠티에레즈 리드를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가, 지난 4월 볼드윈에 대해서는 기소를 취소했다. 충분한 증거가 수집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검찰은 이후 추가 조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AP통신에 보낸 이메일에서 “지난 몇 달에 걸친 광범위한 조사 끝에 볼드윈이 촬영감독 사망에 책임이 있다고 여겨지는 추가 사실이 밝혀졌다”며 “우리는 (이를 대배심에 부쳐) 뉴멕시코 시민들로 구성된 패널이 볼드윈을 형사 재판에 회부해야 하는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은 대배심에 제출할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AP통신에 따르면 해당 총을 분석한 법의학 전문가 루시엔 하그는 “리볼버의 완전히 젖혀진 해머를 해제하려면 방아쇠가 충분히 당겨지거나 눌려야 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볼드윈은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며 이를 부인해왔다.

이와 관련해 볼드윈 측은 검찰의 기소가 잘못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볼드윈 측 변호인은 “끔찍한 비극이 잘못된 기소로 변질된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법정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답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