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예술관 콘서트홀에서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주최로 열린 ‘잃어버린 자들을 위한 콘서트(Concert of the Missing)’에서 아비람 라이케르트 서울대 음대 교수와 학생 및 관계자들이 연주를 하고 있다. 이날 빈 객석에는 납치된 인질들의 무사 송환을 기원하며 그들의 사진이 부착되어있다. /남강호 기자

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예술관 콘서트홀. 스위스 출신 유대인 작곡가 에르네스트 블로흐(1880~1959)가 1925년 작곡한 ‘프레이어(Prayer·기도)’ 첼로·피아노 앙상블의 차분한 선율과 함께 연주회가 시작됐지만, 400여 명이 들어갈 수 있는 콘서트장 관객석 대부분은 텅 비어 있었다. 관객 대신 관객석을 채운 것은 A4 용지만 한 240장의 얼굴 사진들이었다. 사진의 주인공들은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당시 가자지구로 끌려간 이스라엘 인질들이다.

2023년 11월 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예술관 콘서트홀에서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주최로 열린 '사라진 이들을 위한 음악회'에서 아비람 라이케르트 서울대 음대 교수와 학생 및 관계자들이 이스라엘 국가를 연주를 하고 있다. 이날 빈 객석에는 납치된 인질들의 무사 송환을 기원하며 그들의 사진이 부착되어있다. /남강호 기자

‘잃어버린 자들을 위한 콘서트(Concert of the Missing)’라는 제목이 붙은 이 연주회는 인질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기 위해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이 주최했다. 포스터 속 사진 아래는 ‘Bring Them Home Now(그들을 당장 집으로 돌려보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사람 형상을 인쇄한, 주인공 없는 사진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인질들의 생환을 기원하는 포스터들이다. 이스라엘 대사관 측은 “포로들과 그 가족들을 위한 공연이라, 따로 관객을 초청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 등 주최 측부터 아비람 라이헤르트 서울대 음대 교수 등 연주자들, 취재진까지 50여 명이 특별한 공연에 배석했다.

프레이어 연주가 끝난 후 단상에 올라간 토르 대사는 “가자지구 터널 아래 있는 그들을 오늘 우리는 이 음악의 전당에서 맞이할 것”이라고 했다. 필립 골드버그 미국 대사는 “텅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콘서트장과 우리 마음 속에는 무고한 240명 포로들이 있다”며 “그들이 무사히 귀국할 때까지 기억할 것이며 그들을 지지한다”고 했다. 50분간 진행된 이날 공연에서는 프레이어와 함께 이스라엘 민중 가요 ‘아이 헤브 노 어더 컨트리(I have no other country·나에게 다른 나라는 없다)’ 등 6곡이 연주됐다. 이스라엘 출신 라이헤르트 교수가 피아노 연주를 맡았고 그의 서울대 제자들이 첼로 등을 연주했다. 라이헤르트 교수는 공연 이후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포로들에게 사랑을 전해줬으면 좋겠다”며 “언젠가 우리의 땅에 다시금 평화가 깃들 것을 희망한다”고 했다.

2023년 11월 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예술관 콘서트홀에서 아비람 라이케르트 서울대 음대 교수가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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