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 시각)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가 신임 외무장관으로 발탁된 직후 영국 런던의 총리 관저에서 걸어나오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데이비드 캐머런(57) 전 영국 총리가 총리직을 떠난 지 7년여 만에 외무 장관으로 영국 내각에 깜짝 복귀했다.

13일(현지 시각) BBC·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이날 내각 개편안을 발표했다. 수엘라 브레버먼 내무 장관을 경질하고, 그 자리에 제임스 클레버리 현 외무 장관을 임명했다. 새로운 외무 장관직에는 캐머런이 깜짝 발탁됐다.

캐머런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지난 7년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었지만, 11년 동안 보수당 대표, 6년 동안 총리로 일한 경험이 리시 수낙 총리를 돕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수낙 총리에 대해 “그가 내리는 일부 개별 결정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수낙은) 강하고 유능한 리더”라고 했다.

캐머런은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총리를 지냈다. 2010년 총선에서 40대 기수로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앞서 2005년부터 보수당 당대표를 지냈다. 재임 시기 “빚으로 하는 복지는 지속 불가능하다”는 소신으로 정부 재정 적자를 줄이고 자유주의 경제 정책을 펼쳤다.

그는 2016년 6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가결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가디언은 “캐머런이 근래 지인들에게 외무 장관직 등 정치 복귀 의사를 피력했었다”고 전했다.

수낙 총리가 캐머런을 다시 불러들인 데는 보수파 결집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BBC는 “전직 총리가 내각에 복귀한 것은 의심의 여지 없는 놀라운 일”이라며 “수낙 총리는 (이번 개각을) 최근 몇 년간의 격동을 뒤로 한 보수파의 결집이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했다. 외교 경력이 풍부한 캐머런에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문제를 맡기고, 수낙 자신은 국내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중이 담겼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이번에 경질된 브래버먼 전 내무 장관은 지난 8일 언론 기고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폭도’로 지칭해 논란이 됐다. 그는 경찰이 친팔레스타인 집회를 금지하지 않는다며 “편향된 경찰력 집행”이라고 주장했다. 전쟁을 둘러싼 갈등 격화를 우려한 총리실이 기고문 내용을 수정할 것을 요청했지만, 브레이버먼이 거부하면서 결국 해임으로 이어졌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