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 /UPI 연합뉴스

고객 자금 100억달러(약 13조원)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 미국 가상 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31)가 구치소에서 ‘고등어 절임’을 화폐로 사용하는 것이 알려졌다.

23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뉴욕 브루클린 소재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 수감돼 법원의 형량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뱅크먼프리드의 근황을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구치소 매점에서 파는 팩 형태의 고등어 절임을 매입하고 있다고 한다. 고등어 절임이 수감자들 사이에서 화폐 대용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뱅크먼프리드는 지난 1일 재판을 앞두고 동료 수감자에게 이발을 부탁한 뒤 고등어 절임으로 값을 지불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등어 절임 팩 예시/이베이

달러 등 실제 화폐를 들일 수 없는 교정 시설에서는 특정 물품이 화폐처럼 사용되곤 한다. WSJ에 따르면, 미국 수용 시설에서는 전통적으로 담배가 화폐 대용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당국이 수감자들의 흡연을 금지하자 고등어 절임이 새로운 거래 수단으로 떠오르게 됐다고 한다. 신문은 “고등어 절임 한 팩의 값어치는 1.30달러로, 2020년 1달러보다 30% 올랐다”고 설명했다. 유죄가 선고된 유명인들에게 수감 생활을 조언하는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빌 버로니 변호사는 “고등어 절임 통화 시스템은 가상 화폐보다 훨씬 안정적”이라고 했다.

뱅크먼프리드는 구치소 내에서 교도관과 동료 수감자들에게 가상 화폐에 대해 조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스타트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던 뱅크먼프리드가 지금은 교도관 등에게 가상 화폐 거래에 관한 유용한 팁을 전하고 있다”고 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 수재로 2019년 FTX를 설립한 뱅크먼프리드는 한때 ‘가상 화폐계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기도 했다. FTX는 한때 세계 3대 가상 화폐 거래소로 이름을 알렸지만, 지난해 11월 대규모 인출 사태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맞아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뱅크먼프리드는 고객 자금을 빼돌려 계열사 부채를 갚고 바하마의 호화 부동산을 사들인 혐의를 받고 검찰에 기소됐다. 지난 1일 뉴욕 남부연방법원 배심원단은 금융 사기·돈세탁 등 그가 받는 혐의 7개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내렸다. 외신들은 내년 3월 28일 열리는 최종 선고 결과에 따라 뱅크먼프리드의 형량이 최대 115년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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