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에서 독립한 뒤 미국에 정착한 해리 왕자(서식스 공작)와 아내 메건 마클(서식스 공작부인). /AFP 연합뉴스

영국 왕실 내부에서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가 낳은 아기의 피부색을 걱정했다는 인종차별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해리 왕자 부부와 가까운 전기 작가가 왕실 관련 책을 내는 과정에서 실수로 이 같은 발언을 한 인사들의 실명이 공개되면서다.

29일(현지시각) BBC 등에 따르면, 해리 왕자 부부의 ‘대변인’으로 불리는 전기 작가 오미드 스코비는 전날 왕실과 관련해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책 ‘엔드게임’을 출간했다.

문제는 이 책의 네덜란드판에서 발생했다. 해리 왕자 부부의 아기 피부색에 대해 질문한 것으로 알려진 왕실 인사의 이름이 네덜란드판에 고스란히 실린 것이다. 스코비는 이 발언을 한 인사가 두 명이라고 책에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덜란드어판을 낸 ‘출판사 젠더’(Xander Uitgevers) 측은 이를 급히 회수하고 “네덜란드어 번역에 오류가 발생해 현재 수정 중”이라고 밝혔다.

작가 스코비는 네덜란드 TV쇼에서 이와 관련해 “내가 쓴 버전 중 (왕실 인사의) 실명이 들어간 것은 하나도 없었다”며 자신의 과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나는 네덜란드어를 할 수 없어서 문제의 사본을 직접 보지 못했다”며 “번역 오류가 있다면 출판사가 이를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BBC는 “출판사에서는 번역의 문제를 강조했지만 네덜란드판에만 ‘추가된 문장’이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이것이 어떻게 실수로 추가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왕실 측과 해리 왕자 측 모두 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앞서 마클은 2021년 오프라 윈프리 인터뷰에서 “왕실 인사로부터 아기의 피부색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당시 ‘인종차별’이라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해당 발언을 한 인사의 신원을 알고는 있지만, 법적인 이유로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