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국립박물관이 소장 중인 원반 던지는 사람 조각상./조선DB

독일 국립박물관이 75년전 이탈리아에 반환한 고대 로마 조각상을 다시 돌려달라고 요청했다가 거부당했다.

4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뮌헨에 있는 국립고미술박물관은 최근 로마 국립박물관에 조각상 ‘원반 던지는 사람’의 조각상 반환을 요청했다.

이 조각상은 그리스어 원어대로 ‘디스코볼루스 팔롬바라’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는 본래 그리스 조각가 미론이 기원전 450∼440년 만든 청동상이지만, 원본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로마 시대인 기원후 2세기에 원작을 대리석으로 모방해 제작한 2점만 남아있는데, 그 두 점 중 하나를 현재 로마 국립박물관이 소장 중이다. 나머지 하나는 영국박물관에 있다.

히틀러는 1937년 로마를 방문했다가 이 조각상을 보게 됐고, 그 다음해 이탈리아의 한 개인소유주로부터 이를 사들였다. 이후 조각상은 뮌헨 국립고미술박물관에 전시됐다가, 나치가 불법적으로 획득한 작품의 일부로 여겨져 제2차 세계대전 후인 1948년 이탈리아로 돌아갔다.

이번 논란은 로마 국립박물관 측이 뮌헨 국립고미술박물관에 동상의 17세기 대리석 받침대를 반환해달라고 요청한 뒤 발생했다. 뮌헨 국립고미술박물관이 요청을 거절하고, 도리어 작품이 1948년 이탈리아로 불법 운송됐다며 돌려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탈리아 정부는 “용납할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젠나로 산줄리아노 문화부 장관은 “농담으로 ‘그들이 내 시체를 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독일 박물관의 반환 요청은 용납할 수가 없다”고 이탈리아 라이 국영 TV에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은 나치가 부정하게 획득한 것이며 우리 국가 유산의 일부”라며 “받침대가 이탈리아로 반환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클라우디아 로스 독일 문화부 장관이 현재 상황을 정확히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독일 정부는 이 요청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믿는다. 나와 클라우디아 로스 독일 문화부 장관은 매우 친밀한 관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