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각)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미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통과를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바이든 행정부가 6일(현지 시각) 총 1억7500만 달러(약 2300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G7(주요 7국) 정상들과 화상회의를 한 뒤, 미국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연설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처리를 주저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희망하는 가장 큰 선물을 주려 한다”면서 “우리는 푸틴이 승리하게 둘 수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는 기다릴 수 없는 일”이라며 “미국 의회는 (크리스마스와 신년) 휴회에 들어가기 전에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아직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처리되지 않은) 이 시점까지 오게 된 것부터 놀랍다고 생각한다”면서 “의회의 공화당 의원들은 푸틴에게 그가 희망하는 가장 큰 선물을 주고,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그 너머 세계에 대한 우리의 리더십을 방기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군은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누가 이런 행동에 대한 푸틴의 책임을 묻지 않고 외면할 것인가? 우리들 중 누가 그럴 준비가 돼있나”라고 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용감한 우크라이나인들은 전장에서 러시아가 승리하는 것을 막아내 왔다”며 “그리고 미국인들은 미국과 동맹들이 함께 무기와 탄약을 꾸준하게 공급해서 우크라이나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운 데 대해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우크라이나를) 외면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 미국인들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차지하면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만약 푸틴이 계속 나아가서 나토 동맹을 공격하게 된다면, 우리는 나토 회원국으로서 나토 영토의 모든 부분을 수호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가 현재와 달리 미군이 러시아군과 (직접) 싸우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실수하지 말자. 오늘의 (의회) 표결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역사는 자유란 대의에서 등을 돌린 이들을 가혹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푸틴이 승리하도록 둘 수 없다. 다시 말하겠다. 우리는 푸틴이 승리하게 둘 수 없다”며 “우리의 우크라이나 지원 능력에 지장이 생긴다면 푸틴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다”고 예산 통과를 호소했다.

이날 바이든 연설에 앞서 국무부는 우크라이나에 1억7500만 달러 규모의 무기와 장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방공포 등의 포탄과 공대지 대레이더 미사일, 대전차 미사일, 소총 탄약, 장애물 제거용 폭약, 각종 부품과 보조 장치 등이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도 외신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요청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의회가 연내에 처리하지 않으면 이달 중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은 고갈된다“면서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뜻이고, 푸틴에게는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이 가장 바라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미국 법무부는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州)에 살고 있던 미국인을 고문한 러시아군 병사 4인을 전쟁 범죄 혐의로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미국이 연방차원의 전쟁범죄법을 제정한 뒤 27년 만에 처음으로 이를 인용해 이뤄진 기소다. 법무부는 기소된 러시아군 4인의 이름은 공개했지만, 피해자인 미국인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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